▲ 독서모임 커뮤니티 ‘여니스트’ 회원들이 공연 연습을 하고 있다.  <여니스트 제공>
▲ 독서모임 커뮤니티 ‘여니스트’ 회원들이 공연 연습을 하고 있다. <여니스트 제공>
동호회원들끼리 모여 대화를 나누는 수준을 넘어 자신들의 생각을 몸으로 표현하는 신개념 창작예술활동이 눈길을 끌고 있다.

오는 27일 오후 5시 서울 서초동 씨어터송 극장 무대에 오르는 ‘몸으로 읽는 책’은 독서를 매개로 예술활동을 하며 관객이 예술가가 되고, 일상이 예술로 삶의 영역이 확장되는 신개념 예술독서 프로젝트다.

무대에 오르는 이들은 소위 독서모임 커뮤니티 ‘여니스트’ 회원들로, 헬렌 켈러의 자서전 「사흘만 볼 수 있다면」을 모티브로 공연을 구성했다. 이 책을 읽고 느낀 감성을 몸으로 표현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보이지 않거나 들리지 않는 답답함을 회원들 각자 몸으로 표현하면 전문 아티스트의 도움으로 한 편의 무용처럼 동작을 완성한다. 회원들은 완성된 동작을 익혀 이날 관객들에게 보여 준다. 책을 읽던 일반인이 예술가로 거듭나는 과정인 셈이다.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안무한 무용가 김혜연은 "이름이 진달래인 사람은 자신을 몸으로 소개할 때 꽃을 형상화하는가 하면 감기에 걸린 사람은 자신이 아프다는 식으로 동작을 하게 되는데, 이러한 움직임들을 무용처럼 교정해 동호회원들 모두가 익히게 되는 과정을 거쳤다"며 "책을 읽고 의견을 나누거나 토론에 그치기보다는 이를 몸으로 표현할 때 더욱 자유롭고, 추상적이지만 구체적인 감성 교감이 이뤄진다는 걸 깨닫고 이번 공연을 준비하게 됐다"고 말했다.

무용뿐 아니라 극적인 요소도 가미됐다. 전문 극작가의 도움을 받아 동호회원들이 표현하고 싶은 스토리들을 따라 공연이 전개된다.

참여자 백수진 씨는 "책을 읽고 글로 내 생각과 마음을 풀어냈을 때, 누군가가 읽고 공감할 때 희열 같은 게 느껴졌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도 무용을 한 번도 배우지도, 해 본 적도 없지만 몸으로 내 마음과 생각을 한 동작 또는 한 부분으로 표현했을 때 그것을 누군가가 보고 공감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박노훈 기자 nhp@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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