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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태현 인천시 행정관리국장
설 명절을 앞두고 있다. 이맘때가 되면 항상 어떤 분에게 어느 정도의 인사(人事)를 해야 하나 고민에 빠지곤 한다. 사람이 타인과 관계를 맺음에 있어 인사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 보통 명절이나 대소사 인사(人事)를 앞두고 가장 고심하게 되는 점은 대략 두 가지다.

 ‘어떻게 하면 현 상황에 맞춰 내 마음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인사를 할까.’, ‘어떻게 하면 넘치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은 적절한 인사치레를 할까’이다.

 나는 최근 인천시 행정관리국장으로 부임했는데, 가장 마음이 쓰이는 업무가 인사(人事) 문제다. 그런데 인사 업무를 두고 여러 고심을 거듭하다 보니, 그 인사라는 것이 사실 사람 관계에서 주고받는 인사와 별반 다르지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인사 업무에서도 ‘해당 업무에 가장 적합한 사람을 찾는 것’과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균형’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실 이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 현 상황에서 상대방의 심기와 처지를 온전히 알 수 없기에 마음을 담은 인사가 어렵듯, 해당 업무에 가장 적합한 사람을 찾는다는 것이 그리 간단치가 않다.

 업무 적성과 소원 업무가 다른 불일치도 문제다. 중용의 덕을 갖춘 인사치레가 어렵듯, 균형 잡힌 인사 처분도 어려운 일이다.

 ‘누군가 들어가는 일’만 있는 게 아니라, ‘누군가는 나가야’ 하고, 또 누군가는 ‘들어갈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인천시 민선 7기가 출항한 지 6개월이 흘렀다. 참여 정부 인사수석 출신인 박남춘 시장의 인사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도 컸다.

 인사문제는 모든 민선 광역단체장의 통과의례이겠지만, 박남춘 시장의 이력 때문에 상대적으로 요구치도 더 높은 듯하다.

 그러다 보니 지난 6개월간 인사를 두고 안팎으로 여러 다양한 평가들이 오가고 있다.

 민선 7기가 표방하고 있는 인사(人事)의 핵심은 한마디로 ‘조화(調和)’다. ‘사람을 위해 억지로 자리를 만들고 끼워 맞추는’ 조화(造化)가 아니라, ‘해당 업무를 가장 잘할 수 있고 화합할 수 있는 사람을 찾는’ 조화(調和)다.

 ‘인사시스템’에 맞추기 위해 ‘일하는 방식’과 ‘성과 관리 시스템’이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일하는 방식’을 개선하고 ‘성과 관리 시스템’을 접목해 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시스템’이 갖춰진다는 의미다.

 이러한 의지는 박남춘 시장이 취임 후 줄곧 ‘특권과 반칙 없는 인사’, ‘능력과 성과중심의 공정하고 합리적인 인사’를 추구하며, ‘인정과 직관이 아닌 시스템에 의한 인사’를 시행한 것에서 입증되고 있다.

 민선 7기는 ‘인사는 정책의 총합이다’라는 신념하에 인사문제를 밀실이나 정실이 아니라 ‘인사 정책’이라는 공정하고 투명한 논의 틀 속에서 다룰 것이다.

 다시 처음의 고심으로 돌아가 보자. ‘인사를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혼자 끙끙 앓느니 차라리 상대에게 툭 터놓고 ‘요즘 어려운 일은 없는지, 필요한 것은 없는지’ 묻는 게 좋다. 그리고 격식을 떠나 ‘진심어린 인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면 상대방도 감사하게 될 것이다.

 당사자가 수긍할 수 있고 인정할 수밖에 없는 인사가 돼야 잘 된 인사다.

 인천시가 시행하고 있는 ‘인사간담회’도 공개된 검증을 통해 시민들이 수긍할 수 있는 인사를 위함이다.

 업무 시스템과 연계한 인사시스템 역시 공정하고 검증된 인사를 위한 것이다. 결국 인사(人事)도 소통과 공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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