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은 안성시의 한 젖소농장에서 29일 오전 방역 관계자들이 살처분 후 정리 작업을 하고 있다.  안성=김재구 기자 kjg@kihoilbo.co.kr
▲ 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은 안성시의 한 젖소농장에서 29일 오전 방역 관계자들이 살처분 후 정리 작업을 하고 있다. 안성=김재구 기자 kjg@kihoilbo.co.kr
29일 오전 10시께 안성시 금광면 오산리 구제역 발생 축사 앞. 흰색 방역복을 입은 방역당국 직원 30여 명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현장 주변은 하얀 연기가 자욱했다.

축사에서 젖소들에게 먹이는 조사료(건초 및 짚으로 만든 사료)에 구제역 바이러스가 묻어 있을 수 있어 주변 논에 포클레인으로 구덩이를 파고 소각하는 것이었다.

축사 내에서 젖소 95마리의 살처분을 위한 멘더링 작업을 진행하면서 축사 지붕에서도 뜨거운 연기가 피어올랐다. 멘더링 작업은 가축 사체를 고온멸균 처리해 기름성분과 잔존물을 퇴비로 활용하는 기술이다. 현장은 방역인력에 의해 진입이 차단됐다.

이곳은 전날 오전 10시께 젖소 20마리에서 침흘림과 수포가 발생해 구제역 의심신고 접수 후 같은 날 오후 8시 30분 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은 농가가 위치한 동네다.

시는 반경 3㎞ 내 사육 중인 소 농가 80곳(4천261마리)과 염소 농가 6곳(14마리)에 구제역 예방접종을 끝내고 구제역 정황이 있는지 정밀검사를 진행 중이지만 추가 의심신고가 접수되면서 주변 축산농가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날 오전 9시께 안성시 양성면 방축리에서 한우 97마리를 사육하는 한 농가에서 추가 의심신고가 접수됐다. 방역당국이 간이검사를 실시한 결과 5마리 중 1마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

해당 농가 반경 1㎞ 이내에는 약 10개의 축사가 밀집해 있어 구제역 확정 판정이 나온다면 큰 여파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주변 농가들은 한걱정했다.

구제역 농가에서 약 300m 떨어진 곳에서 축사를 운영하고 있는 김모(68)씨는 "지난해 11월 젖소 송아지 32마리를 구매해 열심히 키우고 있는데, 근처 농가에서 구제역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고 불안한 마음에 잠을 못 잤다"며 "구제역으로 인해 주변 300m 이내 농가는 예방적 살처분을 계획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정성껏 키운 소를 땅에 묻고 다시 키울 생각을 하면 눈앞이 캄캄하다"고 울먹였다.

같은 마을에서 축사를 운영하는 한 농민은 "방역본부에서 개체별로 혈액을 채취해 갔는데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너무 불안하다"고 얼굴 가득 수심을 드러냈다.

앞서 도는 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은 금광면 젖소농가에서 사육 중인 젖소 95마리를 살처분했다. 해당 농장 입구에 통제초소도 설치했으며, 반경 3㎞ 이내 4천300여 마리 우제류 가축을 사육 중인 82개 농가에 대해서는 이동제한 조치를 취했다.

도 관계자는 "추가 발병을 막기 위해 차단방역에 총력을 쏟고 있다"며 "긴급 백신 접종과 함께 임상 예찰을 강화하는 등 최대한 추가 발병을 막겠다"고 말했다.

안성=김재구 기자 kj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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