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서해평화도로 개설이 본격화하면서 그동안 새우깡으로 갈매기를 홀리던 뱃길의 추억은 곧 역사 뒤로 사라질 전망이다.

가까운 섬에 다리가 놓일 때 마다 멈춘 차도선 항로가 이젠 몇 남지 않았다.

시는 29일 정부의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영종~신도(3.5㎞) 평화도로 사업이 예타 면제 대상으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기존의 뱃길은 연륙교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신도와 육지를 잇는 수단은 삼목 선착장에서 출발하는 차도선이 유일하다. 아침 7시부터 1시간에 한 번 꼴로 운영하고 있지만 날씨 상황에 따라 연착되거나 결항되는 상황도 발생한다. 육로를 이용하는 편이 시간이나 비용면에서 절감되기 때문에 연도교가 개통되면 차도선의 사업성이 떨어진다.

육지와 가까운 인천의 섬은 연도교를 놓으면서 뱃길이 사라지기를 반복해 왔다. 강화군 창후리와 교동을 잇던 도선은 2014년 교동대교 개통 이후 운항을 중지했다.

강화군 외포리 선착장에서 삼산면 석모도를 오간 차도선 역시 2017년 석모대교가 놓이면서 사라졌다.

뱃길을 이용했던 주민과 여행객들은 이제 석모대교를 통해 쉽고 빠르게 섬을 찾는다.

중구 무의도에도 곧 육로가 열린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오는 4월 30일 잠진∼무의 연도교를 개통할 예정이다. 길이 1.1㎞, 폭 12m의 다리는 2개 차로와 인도 1개로 조성돼 걸어서도 무의도에 들어갈 수 있다.

자전거 여행객들도 이용이 가능하다. 현재 무의도는 잠진도 선착장에서 카페리를 타고 10분 간 이동해야만 닿는다. 인천경제청은 차도선 운영사의 영업손실을 막기 위해 항로 조정 등을 고민했으나 뱃길이 유지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서해평화도로가 놓이고 뱃길이 사라지면 옹진군에서 배를 타야만 들어가는 가까운 섬은 사라진다. 백령도와 덕적도, 자월도 등 연도교로는 이동이 힘든 곳만 차도선이 들어간다.

강화도에는 삼산면에서 미법도를 오가는 배가 남았고, 중구에는 영종∼월미도를 잇는 차도선이 운행 중이다.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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