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더 이상 마약 청정국이 아니다. 말레이시아로부터 국내로 다량의 필로폰을 밀반입하려던 외국인 마약사범 일당이 검찰에 적발됐다는 소식이다. 인천지검은 말레이시아로부터 국내로 시가 443억 원 상당의 필로폰을 밀반입하려던 말레이시아인 8명을 필로폰 밀반입 혐의와 유통하려 한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이번에 압수된 마약은 모두 13.3kg으로 44만 명이 한 번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라 한다. 수사당국에 따르면 밀반입 수법이 교묘했다. 운반책들이 필로폰 200g씩 나눠 비닐봉지에 싸고 이를 허벅지와 복부 등 몸 구석구석에 붕대로 감아 세관 검색대를 속여 들여오는 수법을 사용했다. 근자 들어 부쩍 국제공항과 항만이 있는 인천이 국내 마약 밀반입 경로가 되고 있는 것이다.

 검찰과 세관 등 수사 당국에서 연중 단속에 나서고 있으나 좀처럼 마약 밀반입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 마약 조직들의 활동이 갈수록 국제화되고 대형화돼 가고 있다. 마약범죄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않으면 날로 지능화돼가는 마약 확산을 막을 수 없다.

 인터폴을 통한 국제 공조 수사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날로 수법이 첨단화 돼가는 마약 사범들을 일망 퇴치하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검찰도 이를 인식하고 세관과 국정원 등 관계기관, 해외 정보기관 등과 긴밀 협조해 국제 공조 수사로 마약 퇴치 수사에 임하기로 했다 한다.

 마약은 반입 초동 단계에서 적발하지 않으면 추후에 검거하기는 결코 용이하지가 않다. 시중 유통 후 검거한다 해도 마약은 이미 투약된 상태가 되고 수사 인력도 역부족이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중국이나 타이완 일대에서 활동하는 조직들이 주로 검거돼 왔다. 하지만 이번처럼 말레이시아 조직이 검거된 사례는 처음이라 한다. 수사 당국은 중국 등에 대한 수사가 강화되자 수사망을 피해 동남아시아로 유통 경로를 옮기는 것으로 분석하고 수사 지역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 한다.

 누차 언급하지만 마약은 한번 중독되면 본인은 말할 것도 없고 한 가정이 불행에 처하게 된다. 나아가 국가적으로도 크나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마약은 우리가 지향하는 건전한 사회로 나아가는 길을 막는 장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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