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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세국 미추홀푸른숲 사무국장
인천연구원에서 ‘몽골 인천희망의 숲’ 조성에 대한 핵심 내용을 시민들이 쉽게 이해하도록 하기 위해 제기한 이슈 대응은 늦었지만 환영할 만한 일이다. 새롭게 출범한 박남춘 시장의 소통 의지가 시민들에게 향해 있음을 보여준다. 그동안 어려운 여건임에도 인천 발전을 위해 헌신했으나 시청의 입김만이 담긴 채 시민들의 생활과는 무관한 결과물을 제시해오던 인천발전연구원이 ‘인천연구원’으로 간판도 바꾸면서 새로운 발돋움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그러나 이번에 발표된 내용에서 시민들의 생각과 얼마나 일치하고 있는지 살펴볼 때 아직은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시민의 시각에서 제시하기보다는 과거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한 연구원 혹은 인천시의 입장에서 작성된 한계를 노출하고 있을 뿐이다.

 인천시민들이 함께 황사방지에 참여함으로써 미래세대가 미세먼지의 고통을 덜 겪을 수 있음을 공유하는 활동이 목적이었고 각자 삶의 현장에서 이를 해소하기 위해 능동적으로 실천하는 것은 부수적으로 얻게 되는 순수 시민활동이었다. 초기단계 몽골이라는 지역 선정부터 참여한 필자의 입장에서 세 가지 차이점을 정리한다.

 첫째, 2008년 이후 시민단체와 인천시 정부가 함께 추진해 왔다는 이슈 제안서의 첫 문장은 사실 관계 확인을 얼마나 했는지 의구심을 갖기에 충분하다.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인천환경원탁회의가 2008년부터 모금활동 등을 통해 수행한 것으로 인천시의 재정 지원이 시작된 2013년을 공식적인 합류라고 봐야 한다. 2012년 몽골을 방문한 전임 송영길 시장이 몽골환경개발부 장관과 협의하는 과정에서 인천시민들이 지난 5년 동안 해온 성과에 대해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지속성을 갖기를 권유 받은 다음 해부터 인천시가 예산을 배정하기로 했다.

 둘째, 기존의 시민사회단체가 식림해온 지역이 울란바토르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연구와 사업관리가 원활하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이는 전임 유정복 시장이 2017년 현지 방문 후 제기한 소회를 그대로 투영한 인천시의 시각이다. 참여하는 시민들에게 황사에 의한 사막화 현실의 모습을 그대로 경험케 하는 이동시간의 교육은 어떤 이론 학습보다 더 현실적이어서 이 과정에서 황사의 심각성을 제대로 깨닫는 학생과 시민들이 많음을 간과한 것이다. 더구나 새로 이전할 지역은 수도에 근접하기만 했지 정작 그린벨트와는 무관하며 이동시간이 짧아 적절한 현장 이동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단순히 나무만 몇 그루 심고 돌아오게 된다면 관리 입장에서는 성과로 남을지언정 시민들의 가슴에 새겨지는 강도는 상대적으로 약할 수밖에 없다.

 셋째, 지식, 정보, 인력, 자재 등이 충분하게 있는 수도 인근이 적절하다는 것이다. 경제적 효율성을 셈하는 관리와 연구 측면에서 가능한 발상이다. 몽골지역에서의 연구가 목적이라면 산림청의 지난 10여 년간 식림 경험을 충분히 고려했는지 모르겠다. 수종 선정이나 조림지 기계화 관리 등의 문제는 산림청의 선험적 결과를 보다 면밀하게 검토했었어야 한다. 주민이 지속적인 조림지 관리주체가 되지 않고는 그나마 조성한 나무는 순식간에 불태워지거나 가축들의 먹이로 변할 여지가 큰 것이다. 조경업자가 새로운 조림지를 관리케 한다는 것도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형상이 될 뿐이다. 그들은 더 큰 이익 확보를 위해 작년에 벌어진 일보다 더 큰 일이 언제 어떤 모양새로 벌어질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인천시가 울란바토르시와 정치적인 협력 유대관계를 고려를 해야 한다면 조림 활동은 제외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시민들의 활동보다 연구나 사업관리를 우선하는 선택이 아니어야 한다. 사막화 방지를 위한 조림활동의 주체인 시민들이 살아있는 환경 현장을 그대로 접하는 시간을 늘려주어 환경의식의 심화는 물론 실천력까지도 연계되도록 하는 것이 미래를 위한 현재의 바른 선택이다. 몽골의 그린벨트 지역 조림은 우리나라에서처럼 나무만 심는다고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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