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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경기남부보훈지청 제공
"설 명절에도 나라를 위해 애쓴 애국지사들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31일 오후 3시께 수원시 장안구 복지타운 내 독립유공자 자택. 평상시 조용한 분위기의 집 안에 모처럼 손님들이 찾아오면서 활기를 띠었다.

이곳은 독립유공자인 이영수(94)지사가 거주하는 집으로, 이날 나치만 경기남부보훈지청장을 비롯한 보훈처 직원 3명이 찾아간 것이었다. 보훈처 직원들의 손에는 지역 특산물이 들어 있는 대통령 위문품을 비롯해 피우진 보훈처장의 위문품인 홍삼 세트가 들려 있었다.

정장을 입고 자신의 방에 말끔하게 앉아 있던 이 지사는 보훈처 직원들을 보자 악수를 청하며 반가움을 표했다.

이 지사는 광복군으로 활동한 전력이 있는 애국지사다. 1925년 경상북도 고령에서 태어난 그는 광복군 제3지대에 입대해 군자금 전달 및 학도병 귀순 공작을 도우며 항일운동을 이어 나갔다. 임무 수행 중에는 고비도 있었다. 1945년 5월 일본 헌병에게 체포돼 압송 도중 간신히 탈출해 광복을 맞이할 때까지 만주에서 피신생활을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한 공훈으로 이 지사는 1968년 11월 독립유공자로 등록됐으며, 1990년에는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았다.

그는 보훈처 직원들의 방문에 환하게 웃으면서도 얼마 전부터 다리가 아파 일어나지 못해 일어서서 맞이하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는 눈치였다.

이 지사는 "벌써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된 지 100년의 세월이 지났다"며 "앞으로도 많은 분들이 나라를 위해 헌신한 사람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져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나 청장은 이 지사가 여생을 편히 보낼 수 있도록 앞으로도 불편사항에 귀 기울일 것을 약속했다.

직원들은 이어 또 한 명의 독립유공자가 있는 수원보훈요양원으로 발길을 옮겼다. 미리 보훈처 연락을 받고 자신의 병실에서 나와 휴게실에서 직원들을 기다리던 이태순(94)옹은 휠체어에 앉아 위문품을 받았다.

이 옹은 해방 전까지 임시정부 광복군으로 활동하며 독립운동에 열을 쏟던 항일운동가다. 1982년 독립유공자로 등록돼 생활 지원을 받고 있다.

이 옹은 이전까지만 해도 비교적 건강한 생활을 이어 나갔지만 지난해 7월 화장실에서 넘어져 고관절이 골절되면서 현재 입원치료 중이다. 그 역시 물품을 전달해 준 보훈처 직원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민족의 독립을 위해 헌신한 애국지사 중 현재 도내에는 총 9명이 생존해 있다. 보훈처는 민족 대명절인 설을 맞아 이들에게 대통령 위문품을 비롯한 설맞이 선물을 전달할 예정이다.

나치만 경기남부보훈지청장은 "연로한 애국지사들이 건강하기를 기원한다"며 "올해는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인 만큼 애국지사들의 독립정신이 잊혀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종현 기자 qw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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