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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화도 갯벌. /사진 = 기호일보 DB
남북이 ‘해양바이오산업’ 육성에 힘을 모은다. 인천 강화군과 북한 황해도 갯벌이 대상이다. 이곳에서 자라는 해양 미세조류와 북한 마합도의 우뭇가사리를 활용한 해조류 배지(培地·미생물을 배양하는 액체나 고형의 재료) 배양사업이다.

겐트대학교 글로벌캠퍼스는 한반도 갯벌 생태계의 지속가능한 보전 및 이용을 실현하기 위해 민간 차원에서 남북한 공조체제를 구축하고 있다고 7일 밝혔다.

겐트대는 우선 세계 5대 갯벌 중 하나로 꼽히는 강화 갯벌과 황해도 갯벌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목록에 등재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관련 정보를 축적하고 자료를 작성 중이다. 겐트대는 이를 통해 한반도 갯벌 발전과 국가연안환경의 체계적 통합관리 및 정책 선진화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강화 갯벌 생태계의 가치를 16조 원으로 내다봤다.

겐트대는 국내외 민관 단체와의 협업을 통해 갯벌 건강성을 모니터링하는 통합시스템을 구축하고, 장기적으로 한반도 평화 협력관계를 강화할 예정이다. 강화 갯벌에 있는 규조류(미세조류)에서 기름을 추출하면 디젤연료, 식품, 화장품 등으로 활용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이를 위해 융·복합 생물탐사 플랫폼을 구축하고, 스마트 바이오매스 생산시스템도 갖춘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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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태준 겐트대 총장 /사진=조미르 인턴기자 jmr@kihoilbo.co.kr
겐트대는 특히 각종 사료와 미생물 배양의 원료가 되는 해조류 배지를 전 세계에서 독점 공급하고 있는 모로코의 대안으로 북한 황해남도 옹진군 마합도를 꼽고 있다. 모로코는 해조류 배지의 원료인 우뭇가사리를 연간 5천∼1만t 규모로 생산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자연보호와 제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생산량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 마합도에 대규모 우뭇가사리 군락이 서식한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겐트대는 북측과 협업해 조만간 개체수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옹진군 해역이 육상 양식에 필요한 천혜의 입지를 갖췄다고 판단해 마합도 우뭇가사리의 대량 양식을 통한 남북 경제 협력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경상남도 밀양에 있는 한천(寒天·우무) 가공공장이 대규모로 가동되고 있으나 글로벌 경쟁력은 낮은 수준이다. 밀양시가 겐트대에 협업을 요청한 이유이기도 하다.

겐트대는 해양수산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정부 관련 부처에 협조를 구했으며, 북한 내 과학기술대와 지난해 관련 업무협약(MOU)도 맺었다. 중국·러시아 연구진과의 MOU도 성사됐다. 겐트대는 다음 달 27일에는 벨기에 ·중국·캐나다·미국·일본·영국·독일·네덜란드·인도 등 총 13개국이 참여하는 해양바이오 심포지엄을 출범하고 이번 사업을 위한 다자간 업무협약을 맺을 예정이다.

한태준 겐트대 총장은 "이번 사업은 철도사업보다 남북 관계를 공고히 할 수 있는 최적의 계획"이라며 "겐트대의 해양바이오 분야 역량을 활용하면 인천이 전 세계의 중심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미르 인턴기자 jmr@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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