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11일 새벽 태안화력 9·10호기에서 석탄운송 설비를 점검하다가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가 부모 친지 동료들과 함께 두 달여 만에 태안화력발전소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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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전 일터로 향하는 고 김용균씨 운구행렬
(태안=연합뉴스) = 태안화력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다가 지난해 12월 숨진 고 김용균씨 운구행렬이 9일 새벽 노제를 하기 위해 태안화력발전소 9·10호기로 들어서고 있다.
 9일 새벽 서울대병원에서 발인한 고 김용균씨 운구행렬은 곧바로 고인이 생전에 일하던 태안화력으로 내려와 고인의 일터이자 사고를 당한 현장인 9·10호기 앞에서 노제를 지냈다.

 이날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대형 걸개 사진과 ‘내가 김용균이다’란 만장을 앞세웠다.

 고인과 동갑내기 외사촌인 황성민 군이 영정을 든 운구행렬은 태안화력 정문에서 추모식장까지 300여m를 걸어 추모식장으로 향했다.

 박태환 한국발전산업노조위원장은 추모사에서 "고인의 안타까운 사고를 계기로 정규직, 비정규직노동자가 차별 없이 일한 만큼 똑같은 대우를 받는 환경을 만드는 초석이 됐다"며 "앞으로 한 사업장에서 일한 노동자들은 똑같은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원ㆍ하청의 구조를 허무는 투쟁에 주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함께 일한 동료는 "누구보다 성실히 일했던 용균이는 사회적 구조적 타살을 당했다"며 "고인의 억울한 죽음을 알리고 우리들 만은 안전한 일터에서 일 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주기 위해 헌신하신 어머니, 아버지에게 감사하고 죄송하다"고 말했다.

 고인의 어머니 김미숙씨는 애써 눈물을 감추다가도 아들의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흘리거나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는 모습이 자주 목격됐다.

 조사와 추모 노래가 이어진 노제는 1시간가량 진행됐으며 부모와 지역 인사들의 헌화를 끝으로 광화문 광장에서 열릴 노제와 영결식을 위해 서울로 출발했다.

 이날 노제에는 양승조 충남도지사와 나소열 문화부지사, 가세로 태안군수, 김기두 태안군의회 의장, 조정상 정의당 서산ㆍ태안지역위원장, 신현웅 민주노총 서산ㆍ태안지역대표 등 정치인들과 노동계, 동료, 태안군민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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