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임시국회 개회를 둘러싼 여야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빈손 국회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3월까지 국회 정상화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나오면서 국회 공전 사태에 따른 피해의 심각성에 대한 우려감도 커지고 있다. 이런 걱정 속에 지난 8일에는 문희상 국회의장을 비롯해 5선 이상 여야 중진 의원들의 모임인 ‘이금회’가 오찬 회동을 갖고 꽉 막힌 정국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2월 임시국회의 조속한 개회를 촉구하는 공동 입장을 내놓으며 독려했지만 해결 기미는 좀체 보이지 않고 있다.

 설 연휴가 끝난 7일에는 여야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이 임시국회 정상화를 위해 회동을 가졌지만 국회 정상화를 위한 접점을 찾는 데는 실패했다. 이를 두고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민주당을 향해 "최근 정부·여당 발 각종 권력형 비리의혹 사건들을 회피하고자 국회 정상화에 적극적이지 않다"고 꼬집었고, 한국당에 대해서는 "정치공세와 국회소집에 대해 분간을 제대로 해야 한다. 일방적 주장만 할 게 아니라 국회를 열어놓고서 그동안의 주장을 하는 것이 순서"라고 일침을 가했다. 반면에 민주당과 한국당은 3당 원내대표 협의가 계속 불발되고 있는 것이 전적으로 상대 당 책임이라고 주장하며 ‘남탓 공방’ 타령을 이어갔다.

 이처럼 원내 지도부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데는 손혜원 전 민주당 의원의 잇따른 목포 부동산 매입 의혹이 제기되는 와중에 한국당 소속 의원들의 이해충돌 위반 소지 행위들이 공개되면서다. 한국당이 손 의원에 초점을 맞춘 국정조사를 임시국회 전제 조건으로 제시한 반면, 민주당은 여야 의원 모두에게 이해충돌 문제가 드러난 만큼 이해충돌조사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위원회에서 조사하자며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이번 주부터 국회의장과 여야 지도부가 이달 말 북미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평화를 위한 의원외교 차원에서 미국을 방문할 계획이어서 국회 정상화 가동 논의가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각종 민생 법안을 비롯해 선거제도 개정, 유치원 3법 처리,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 등 시급한 현안들이 또다시 뒤로 밀릴 상황에 처한 것이다. 국회의 주된 기능은 법을 만드는 일이다. 이제라도 입법부 본연의 책무를 다하기 바란다. 여야는 진영 논리와 당리당략, 힘겨루기를 접고 2월 국회를 당장 열어 미뤄진 민생법안을 처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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