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제징용 피해자인 이병목 씨의 아들 이규매 씨가 14~15일 일본 방문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박종현 기자 qwg@kihoilbo.co.kr.
▲ 강제징용 피해자인 이병목 씨의 아들 이규매 씨가 14~15일 일본 방문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박종현 기자 qwg@kihoilbo.co.kr
일제강점기 시절 강제징용 피해자 후손들이 일본 국회의사당과 미쓰비시 중공업 본사를 찾아간다.

이들의 일본 미쓰비시 방문은 지난해 11월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배상 판결 이후 처음이다.

후손들은 한국과 일본의 근로정신대 피해자 시민단체와 연대해 강제징용 피해 보상 방안 요구와 사과를 촉구할 계획이다.

10일 강제징용 피해자 고(故) 이병목 씨의 차남 이규매(70·수원시 거주)씨 등에 따르면 오는 14일부터 15일까지 강제징용 피해자 후손인 이 씨와 박창환 씨의 장남인 박재훈(73·평택시 거주)씨 등 2명은 일본 도쿄에 위치한 국회의당과 미쓰비시 본사를 방문한다.

우리나라 시민단체인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 하는 시민모임’ 이국언 대표 등 2명과 강제징용 판결에 참여했던 최봉태 변호사(대한변협 일제피해자인권특별위원장)도 동행한다.

이번 방문은 일본 시민들이 한국인 강제징용 및 근로정신대 피해자를 돕기 위해 만든 현지 시민단체인 ‘한국원폭피해자들을 돕는 시민모임’ 주최로 이뤄졌다.

방문단 일행은 14일 오전 11시께 일본 나리타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도쿄 나가타초에 있는 국회의사당으로 이동한다. 이곳에서 일본 국회의원들과 만나 강제징용 피해자 보상 방안 토론 및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15일에는 도쿄 미나토구에 위치한 미쓰비시 중공업 본사 앞에서 현지 시민단체인 ‘나고야 미쓰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을 지원하는 모임’이 주최하는 ‘금요행동’에 참여한다.

금요행동은 일본 시민단체가 근로정신대 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강제노역의 피해 진실을 알리고 일본 정부와 미쓰비시 중공업에게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는 집회다.

‘한국원폭피해자들을 돕는 시민모임’은 이달 초순꼐 미쓰비시 중공업 측에 면담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낸 바 있다. 하지만 미쓰비시 측에서 거절 의사를 전달하면서 방문단 일행이 체류하는 동안 실제 면담이 이뤄질지 여부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대법원 2부는 지난해 11월 29일 고 이병목 씨와 박창환 씨 등 강제징용 피해자 5명이 미쓰비시 중공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를 확정하고 각각 8천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그의 차남인 이규매 씨는 "피해자 후손들에게 책임을 물려주지 않도록 우리 세대에서 미쓰비시의 사과를 받아내고 싶다"며 "우리나라도 정부 차원에서 일본 측에 확실한 사과를 요구했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번 방문에 동행하는 최봉태 변호사는 "지난해 11월 대법원 판결이 나오면서 국내외에서 이목이 집중돼 있는 만큼 이번 일본 방문은 강제징용 피해자와 그 후손의 목소리를 해외에 알리는 데 큰 의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종현 기자 qwg@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키워드

#강제징용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