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민원이 들끓었던 인천 미추홀구 도화지구의 악취 원인과 개선 방안이 나왔다.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한 인근 산업단지의 시설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당장 수십억 원에 달하는 악취저감시설 자금 확보가 문제다.

10일 인천도시공사의 ‘미추홀구 일반 및 기계산단 악취실태조사 학술용역(2018)’ 보고서에 따르면 도화지구 인근에 위치한 인천지방산단과 인천기계산단 사업장 198개소를 대상으로 악취조사를 벌인 결과, 17곳에서 악취강도가 3도 이상으로 나타났다. 악취강도 3도는 사람이 쉽게 감지할 수 있는 정도의 강한 냄새다.

전체 사업장의 주요 악취는 기름 냄새와 유기용제 냄새, 타는 냄새, 가열된 쇠 냄새, 약품 냄새 등이었다.

도화지구와 경계에 있는 성보공업의 경우 세정탑에서 배출되는 복합 악취가 허용기준을 벗어났다. 악취배출영향평가 결과는 국내 부지경계 기준의 15배를 웃돌았다. 배출구 100m 이내 지역에서는 상황에 따라 악취가 심하게 감지돼 시설 개선 후에도 악취 영향이 예상된다. 악취의 주 원인은 아세트알데하이드와 암모니아로 파악했다. 지난해 미추홀구의 악취 민원은 904건으로, 2017년 213건 대비 4배 이상 늘어난 상황이다.

특히 도화지구 입주가 시작된 지난해 2월 이후에는 산단 악취로 인한 민원이 지속되고 있다.

악취개선 방안으로는 사업장 이전과 시설개선이 검토됐다. 그 중 사업장 이전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성보공업만 해도 이전에 80억 원 가량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된다. 시설비와 운영비를 제외해도 60억 원이 필요하다. 사업장 중 일부만 이전시키기엔 형평성과 악취개선 효과에도 문제가 제기된다.

시는 악취 배출사업장 시설을 개선을 추진하고 있으나 이 비용도 만만치 않다. 성보공업의 1차 시설 개선비는 5억6천만 원으로 예상된다. 악취개선 사업은 악취방지시설을 설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설치한 시설에 대한 사후관리가 더 중요하다. 사후에 들어가는 연간 운영비는 1억5천만 원에서 2억 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10년 동안 한 업체에 들어가는 비용만도 20억 원이 넘어간다.

현재 논의되는 개선비용은 58억 원 상당이나 필요 예산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번 용역에서 대상업체 60개소는 방문을 거부하는 등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연구에서는 이들 업체에 들어갈 비용과 사후관리 비용까지 포괄한 기금 조성이 필요하다고 봤다.

시는 도화구역 도시개발사업 시행자인 인천도시공사를 비롯해 SPC 자금을 관리하는 한국자산신탁 등과 개선비용을 놓고 협의 중이다. 악취 민원이 본격화하는 3월 이전에는 개선계획을 확정 지을 계획이다.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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