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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도권교통본부 홈페이지 캡쳐.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가 내달 출범을 앞둔 가운데 그간 수도권의 광역교통 조율 창구였던 ‘수도권교통본부’ 해체를 두고 국토교통부와 수도권 3개 지자체 간 의견이 엇갈리는 모양새다.

국토부는 업무 중복성에 따라 수도권교통본부 해체를 요구하는 반면 경기·인천·서울은 기존 인력의 대광위 파견 등 명확한 처리 방향이 마련되지 않았다며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11일 경기도와 국토부 등에 따르면 개정된 광역교통법에 따라 오는 3월 수도권 등 5개 대도시권 광역교통 문제의 총괄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대광위가 출범할 예정이다.

대광위는 수도권을 비롯한 대도시권의 광역교통계획 시행·추진계획 마련, 대규모 개발사업 광역교통대책 심의, 광역교통 관련 지자체 간 분쟁사항 심의·조정, 광역교통시설 재정 지원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이런 가운데 2005년 설립돼 14년간 수도권의 유사 업무를 맡아 온 수도권교통본부 존치 여부를 두고 국토부와 수도권 지자체들 간 엇갈린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수도권교통본부는 수도권 광역교통 문제를 조율하기 위해 경기·인천·서울 3개 지자체가 인력과 예산을 부담해 만든 기구다.

대중교통 종합계획 수립, 시도 연계 도로·철도 계획 협의, 광역버스·환승시설 협의 등이 주요 업무인 수도권교통본부는 경기·인천·서울이 5대 3대 5의 비율로 예산을 분담하고 있고, 인력도 같은 비율로 파견하고 있다.

국토부는 대광위 출범과 맞물려 업무가 중복되는 수도권교통본부가 해체 수순을 밟아야 한다는 입장으로, 이러한 의견을 수도권 3개 지자체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 대광위 설치준비단 관계자는 "동일 업무를 양쪽이 나눠 할 수 없다. 수도권교통본부는 각 지자체가 절차를 밟아 해체해야 한다"며 "업무는 대광위로 이관하더라도 인력 인계는 대광위로 이뤄지기 어렵다. 대광위는 국가공무원들로 구성되는 기구이고, 교통본부는 각 지자체 공무원들로 구성된 것이어서 넘어오더라도 절차를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기·인천·서울 3개 지자체는 구체적인 이관 업무 설정, 인력 파견 및 재원 등에 대한 처리 방안 없이 당장 수도권교통본부를 해체하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지난달 17일 열린 대광위 출범 관련 3개 지자체 회의에서도 국토부의 공식적 대광위 업무 범위 설정, 인력 파견 방안 등이 선제시된 후 처리 방향을 검토하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도 관계자는 "아직 명확히 결정되거나 조율된 것은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다만, 수도권 3개 시도가 수도권교통본부 향방에 있어서는 공동 대응하고 국토부와 협의하기로 큰 틀의 의견을 모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인천시 관계자도 "수도권교통본부 해체의 전제조건은 기존 인력의 파견, 이관 업무의 명확한 제시 등이 선행돼야 하는 것"이라며 "내달 대광위가 출범할 예정인 만큼 이달 말까지 조율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남궁진 기자 why0524@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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