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의 노인 일자리 사업이 낮은 임금과 단순노동의 한계를 벗지 못하고 있다.

11일 시에 따르면 각 기초단체 노인인력개발센터가 제공하는 노인 일자리는 지난해 2만7천313개에서 올해 3만2천719개로 늘었다. 일자리 수만 따지자면 1년 사이 19%에 해당하는 5천406개가 증가한 셈이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 보면 67%인 3천637개는 임금이 낮은 단순 일자리다.

공익 활동은 공공시설 등에서 월 30시간 동안 자원 활동을 하고 월 27만 원의 활동비를 받을 수 있다. 2017년 22만 원이었던 임금이 지난해 하반기 27만 원으로 인상됐지만 여전히 생계를 유지하기엔 적은 비용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17년 노인 실태조사에 의하면 노인 일자리 사업 참여 노인 중 73%가 ‘생계 유지’를 위해 일을 한다고 답했으며, ‘용돈 마련’이 목적이라 답한 경우는 11.5%에 불과했다.

일자리 상당수가 단순하고 일상적인 활동으로 진행되고 있어 획일적이고 단순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익 활동의 대부분은 지역사회 환경개선과 주·정차 질서계도 등이다. 동구의 경우 2017년 기준 공익형 일자리 1천575개 중 환경정화 직종만 998개다. 이에 비해 공익 활동에 비해 급여가 많고 일자리 종류도 다양한 사회서비스와 시장형 일자리는 그 수가 비교적 적었다.

아파트 택배 배달이나 제품 포장 등 공동작업장 사업에 참여하는 시장형 일자리는 지난해보다 2천 개 늘었다. 시장형 일자리의 경우 사업장이 시와 공동운영을 해 일자리를 창출하기 때문에 근로기준법에 근거하는 급여를 받을 수 있다. 시가 올해 처음 도입한 사회서비스 일자리는 1천9개에 그쳤다.

사회서비스 분야는 아동시설 급식 지원이나 복지시설 교육 지원 등으로 주휴수당과 연차수당을 제외하고 월 54만 원에서 59만4천 원이 지급된다.

노인 일자리 수도 아직은 부족하다. 지난해보다 일자리가 늘었음에도 2월 기준 대기자는 6천387명에 달했다. 이들은 중도포기자 등 결원이 발생할 때까지 기다리는 수 밖에 없어 앞으로도 일자리 확대가 더 필요하다.

시 관계자는 "매년 전체 사업량을 증가시키고 있고, 노인들이 선호하는 유형의 직종을 우선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며 "다양한 일자리를 발굴하기 위해 3월 중으로 신규 일자리 아이디어 공모를 받을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유리 인턴 기자 kyr@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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