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두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흉부외과 교수
▲ 김영두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흉부외과 교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발표에 따르면 2017년 기흉으로 진단받은 환자 중 84.9%가 남성이고, 10대가 30.8%, 20대가 18.6%로 10대와 20대 발병률이 전체 환자의 5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대와 20대의 젊고 마른 체형의 남성에게서 잘 생기는 ‘기흉’에 대해 가톨릭대학교 부천성모병원 흉부외과 김영두 교수에게 자세히 알아본다.

우리 폐는 수많은 매우 작은 풍선들이 모이고 서로 연결돼 하나의 큰 풍선을 만들고 있는 장기라고 할 수 있다. 기흉은 이런 작은 풍선들 중 일부가 터져서 폐 안에 있는 공기가 새고, 이로 인해 폐는 짜부라지고 새어 나온 공기는 가슴 안에 고이는 질환이다.

기흉이 발생하면 가슴이 아프기도 하고 숨도 차게 돼 대부분 심각해지기 전에 병원에 오지만, 드물게 새어 나온 공기의 압력이 갑자기 커져 주변의 심장이나 혈관을 누르게 되는 ‘긴장성 기흉’이라는 응급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기흉의 가장 흔한 증상은 가슴통증이다. 가슴통증은 환자들마다 호소하는 표현이 다른데, 보통 숨을 쉴 때마다 가슴 안쪽이 뻐근해지는 통증이다. 갑자기 나타나는 경우가 많지만 서서히 발생하기도 하고, 운동과 상관없이 생기기도 한다.

두 번째로 많은 증상은 호흡곤란이다. 일차성 기흉이 발생한 젊은 환자는 호흡곤란 증상이 그리 심하지 않은 경우가 많지만, 긴장성 기흉이 발생했거나 연세가 많은 이차성 기흉 환자는 호흡곤란 증상이 통증보다 더 심할 수 있다. 이 외에도 기침·가래가 갑자기 늘기도 하고, 유독 운동할 때만 통증이나 호흡곤란이 이전보다 심해지기도 한다.

폐에 생긴 구멍의 크기가 작고 폐 밖으로 새어 나온 공기가 적은 경우에는 안정을 취하는 것만으로도 치료가 될 수 있는데, 이때 코나 입으로 산소를 투여해 주면 더 빨리 좋아질 수 있다. 하지만 새어 나온 공기의 양이 많아 폐가 정상보다 20% 이상 짜부라졌을 때는 흉관이란 새끼손가락 굵기 정도의 긴 튜브를 가슴 안쪽으로 넣어 새어 나온 공기를 몸 바깥으로 빼줘야 한다.

기흉은 재발이 잦은데, 폐 표면에 생긴 큰 공기주머니인 ‘기낭’을 제거하지 않으면 30∼50%의 환자는 재발을 경험한다. 재발할 경우에는 기낭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는 것이 원칙이다. 기흉 수술은 대부분 흉강경 수술을 통해 하는데, 약 1시간 정도 소요되는 비교적 안전한 수술이다. 예전 수술 방법인 개흉술에 비해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도움말=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흉부외과 김영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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