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학과 이 사회에 필요한 주춧돌을 키우고 찾는 것이 본업입니다. 학생들의 잠재력을 일깨워 추구하는 분야의 인재가 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고 운영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어느 대학이든 가장 핵심 부서라고 불리는 곳이 바로 ‘교무처’다. 우수한 학생, 교수진을 선발하는 일부터 강의와 연구 전반에 대한 관리와 지원을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현재 인하대학교에서는 탁용석(56)교무처장이 총책을 맡고 있다. 올해 ‘어떤 학생을 키울 것인가’를 핵심 과제로 삼은 그는 ▶유연하고 개방된 사고를 가진 사람 ▶다른 이들과 소통할 줄 아는 사람 ▶스스로를 표현할 줄 아는 사람 등을 인하대가 추구하는 인재상으로 꼽았다.

탁 처장은 "세상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이제 정량화한 결과로만 사람을 평가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유연한 사고와 개방적인 태도로 새로운 지식을 받아들이고,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잘 듣고 내가 무엇을 원하고 필요한지를 아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인하대는 전공을 벗어나 자신의 잠재력을 키울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위한 비교과 과목에 초점을 맞췄다. 현재 인하인으로서 갖춰야 할 자기형성, 창의도전, 나눔실천 등 3가지 핵심 역량을 키우기 위해 총 107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 프로그램으로 ‘Book돋움(밤샘독서)’, ‘혁신기술심화교육(딥러닝등)’, ‘인하 국토대장정’ 등이 있다.

융합전공 활성화도 꾀하고 있다. 올해 1학기 융합전공이 신설된다. 가상의 학과를 만들어 관련 교수들이 수업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드론이나 AI, 머신러닝과 같이 학생들이 배우고 싶어 하는 분야를 가상학과로 만들면 그와 관련한 체계적인 강의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탁 처장은 "전공 선택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다양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2개 전공을 이수할 수 있는 제도나 마이크로 전공을 만들어 전공 이수학점의 일부만 수강해도 관련 분야 지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 주는 등 여러 대학의 사례를 모아 보다 발전된 학사제도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교수들의 연구 지원에도 최근 동향을 반영한다. 최근 논문 평가는 발표 논문 수 비례 평가가 아닌 논문이 그 분야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기준으로 삼는 추세다.

탁 처장은 "교수들이 발표한 논문의 양만으로 평가받고 자랑거리로 삼던 시대는 이제 저물었다"며 "해당 분야에서 인정받는 연구, 신규 사업이나 정책 변화에 기여가 큰 연구 등의 연구자들을 독려하는 방향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올해는 ‘독서 활성화’를 강조하고 있다. 학생들이 어디에서든 책을 쉽게 접할 수 있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고민 중이다.

‘학생과 독서의 관계성’을 가장 중요시 여기는 탁 처장은 "학교 발전과 독서는 상관관계가 없어 보이지만 독서를 하고 그 안에서 새로운 것을 얻고 질문을 이어가면서 내가 원하는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이어가다 보면 학생들의 내적 역량이 덩달아 높아진다"며 "독서활동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세상의 변화 속도를 대학이 맞추기는 어렵지만, 학생들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며 "학생들이 학교에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듣고, 고민하고 답을 찾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최유탁 기자 cyt@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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