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남동유수지와 송도 갯벌을 동아시아철새이동경로파트너십(EAAFP)의 철새이동경로 사이트로 지정하기 위해 움직인다.

13일 시에 따르면 남동유수지와 송도 갯벌 7.08㎢를 EAAFP의 철새이동경로 서식지 네트워크(FSN)에 등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FSN은 철새이동경로에서 중요한 서식지를 보전하기 위해 EAAFP 사무국에 등재해 인증하는 국제 협력 네트워크다. 전 세계적으로 143개소가 지정돼 있고, 한국에서는 철원 평야와 한강하구, 천수만, 순천만 등 주요 서식지 12개소가 등재됐다.

인천은 2009년 EAAFP 사무국을 송도에 유치했으나 그동안 FSN에는 등록하지 못했다. EAAFP 유치도시의 상징성과 철새 보호를 위해 2015년 FSN 등재를 검토하기도 했으나 결국 유보됐다.

시가 가장 먼저 사이트 지정을 추진하는 송도 갯벌과 남동유수지는 저어새·검은머리갈매기·노랑부리백로 등 멸종위기종의 서식지다. 송도 갯벌(6.11㎢)은 습지보호지역과 람사르습지로 등록됐고, 남동유수지(0.97㎢)는 저어새의 번식지다. 지난해에도 저어새 326마리가 남동유수지에 서식했으며, 74마리가 이곳에서 부화했다.

FSN 등록은 철새를 매개로 한 국제사회 협력의 계기가 될 수 있다. 국제 멸종위기종 33종 등이 오가는 동아시아∼대양주의 철새이동경로 내의 홍콩·중국·필리핀·일본 등과 나아가 2곳의 FSN 사이트가 있는 북한과도 공동 연구 추진이 가능하다. 경남 창원시는 주남저수지를 매개로 일본 오사키시와 자매서식지를 체결했다. 충남 서천은 싱가포르 국립공원위원회와 서식지 간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이 밖에도 순천만 갈대축제나 철원 철새탐조관광과 같은 생태관광산업과 연계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는 FSN 등록을 위해 연수구·남동구 등 관련 기관 의견을 수렴하고, 3월께 환경부에 등재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오는 5월 열리는 EAAFP 사무국 유치 10주년 기념행사에서 인증서를 받을 수 있도록 절차를 준비 중이다"라며 "FSN 등록으로 세계적으로 보전가치가 놓은 인천 갯벌의 우수성을 국제사회에 알릴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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