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란 학식과 인품을 갖춘 사람에 대한 호칭으로, 특히 유교이념을 구현하는 인격체 또는 신분계층을 지칭한다. 선비는 한자어의 사(士)와 같은 뜻을 가지며, 어원적으로 보면 우리말에서 선비는 어질고 지식이 있는 사람을 뜻하는 ‘선imagefont’라는 말에서 왔으며, imagefont는 몽고어 및 만주어에서 ‘지식이 있는 사람’을 뜻하는 ‘박시’의 변형인 ‘imagefont이’에서 온 말이다.

 이에 비해 한자의 사(士)는 ‘벼슬한다’는 뜻인 사(仕)와 관련된 말로서, 일정한 지식과 기능을 갖고서 어떤 직분을 맡고 있다는 의미를 갖는데 사(士)의 뜻을 ‘일한다’ 또는 ‘섬긴다’는 뜻으로 보아, 낮은 지위에서 일을 맡는 기능적 성격을 지적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사(士)’는 지식과 인격을 갖춘 인간으로 이해될 수 있고, 그만큼 우리말의 선비와 뜻이 통한다.

 삼국시대부터 조선 사회에 이르기까지 그 시대적 양상에는 차이가 있다 하더라도, 선비는 언제나 지도적 구실을 하는 지성으로서의 책임을 감당해왔다.

 독립투쟁기에는 의사, 열사가 요구되고, 산업성장기에는 경영자, 기술자가 요구돼 왔으며, 선비는 언제나 그 사회가 요구하는 이념적 지도자요 지성인을 의미할 수 있다.

 전통사회에서 선비는 분명히 그 사회 양심이요 지성이며 인격의 기준으로 인식됐고, 심지어 생명의 원동력인 원기라 지적됐다.

 또한, 선비는 언제나 그의 신념을 실천하는데 꺾이지 않는 용기를 지니고 자신의 과오를 반성할 줄 아는 성찰자세가 필요하며, 전통의 선비상은 사회의 모든 계층을 통합하고 조화시키는 중심이었다.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양승태 사법농단사건, 김태우 전 청와대 감찰반원 민간인 사찰 의혹제기, 5·18 진상 규명 대국민 공청회(유공자 명단 공개요구) 등 바라보면 각각의 차이는 있을지 모르지만 너무도 속보이는 것을 보게 된다.

 인간 생활의 기본바탕이 되는 법이나 도덕, 규율 등을 지켜온 전통의 선비상이 절실하게 필요한 실정으로, 우리시대에 맞는 선비 정신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볼 시기가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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