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악한 꿈
104분 / 멜로·로맨스·스릴러 / 15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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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나스’는 옆집에 새로 이사 온 소녀 ‘케이시’를 만나 첫눈에 사랑에 빠진다. 풋풋한 첫사랑의 추억을 만들어 가던 ‘조나스’는 ‘케이시’의 경찰관 아버지가 폭력을 휘두른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녀를 구하기 위해 위험한 선택을 하게 된다. 하지만 ‘케이시’의 아버지는 그들을 끝까지 뒤쫓고, 결국 두 사람은 그들의 삶을 영원히 바꿀 결심을 하게 된다.

 영화 ‘험악한 꿈’은 달콤쌉쌀한 첫사랑 로맨스와 손에 땀을 쥐는 스릴러라는 두 장르가 공존한다. 이유는 영화에서 주연을 맡은 소피 넬리스와 조쉬 위긴스, 그리고 새로운 악역 캐릭터를 탄생시킨 빌 팩스톤의 몫이 크다.

 조쉬 위긴스는 ‘조나스’역을 맡아 사랑에 빠지는 달콤한 순간부터 소녀의 폭력적인 아버지와 차가운 세상에 부딪치며 진정한 어른이 돼 가는 모습까지 주인공이 겪는 복잡한 감정에 관객들이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도록 공을 들였다.

 소피 넬리스는 첫사랑 소년과 함께 아버지에게서 도망친 소녀 ‘케이시’역을 맡아 폭력적인 아버지에게 느끼는 애증의 감정을 성숙된 연기력으로 섬세하게 소화해 냈다.

 또 2017년 세상을 떠난 빌 팩스톤은 유작인 이 영화를 통해 오랫동안 회자될 소름 끼치는 악역 캐릭터를 창조했다. 소녀의 섬뜩한 경찰관 아버지 ‘웨인’역으로 자상한 아버지와 부패한 폭력 경찰, 두 얼굴의 모습을 리얼하게 보여 준다. 여기에 인정사정 봐주지 않는 냉혹한 악역 연기까지 더한다.

 배우들의 명품 연기에 이어 뛰어난 영상미도 이 영화의 볼거리다. 캐나다 북부지역인 온타리오 주의 아름답고 광대한 자연이 영화의 배경이 된다. 소년과 소녀는 시골 마을의 어둡고 좁은 집으로부터 도망쳐 넓은 세상으로 나간다.

 거친 대자연으로부터의 위협과 고독이 느껴지기도 하는 울창한 숲, 끝이 보이지 않는 갈대밭, 거대한 가로수가 늘어선 끝없이 이어진 길은 소년과 소녀를 희망과 가능성이 있는 새로운 삶으로 인도한다. 이처럼 광활한 온타리오의 자연 풍경은 그 자체의 분위기만으로도 영화의 톤을 한층 짙게 만들며 감성을 자극한다.

 이 영화는 나단 몰랜도 감독의 두 번째 장편이다. 그는 장편 데뷔작인 ‘보이드 갱’으로 토론토 국제영화제 신인감독상을 수상하며 드니 빌뇌브,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자비에 돌란을 잇는 캐나다 출신의 차세대 명감독으로 떠올랐다. 또 섬세하면서도 강렬한 영화 ‘험악한 꿈’으로 칸 국제영화제와 토론토 국제영화제에 동시 초청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조현경 기자 cho@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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