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시의회 박상진(46·민·사진 왼쪽)의원과 김현석(36·한)의원은 지난해 11월 부적절한 외유성 해외연수를 다녀온 뒤 파문이 일자 부랴부랴 18일 오전 시의회 열린강좌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고개를 숙였다.

8-과천.jpg
▲ 박상진(왼쪽), 김현석 과천시의원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외유성 해외연수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박 의원은 "죄인의 심정으로 모든 비난과 책임을 감수하고 달게 받겠다. 연수비용 전액을 반납했다"며 "이후 처신에 관한 부분은 시민들의 뜻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동료 의원이 연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좀 더 세밀하게 확인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해 책임감을 느낀다. 연수 관련 비용 전액을 반납했고, 향후 시민의 세금이 들어가는 의정연수는 일절 진행하지 않겠다"고 사죄했다.

 시의회에 따르면 박 의원과 김 의원은 시 예산을 들여 지난해 11월 14일부터 27일까지 14일간 캐나다 몬트리올 등으로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선진국의 태양광발전소와 인공지능연구소, 폐산업단지 등 사회적 경제시스템과 4차 산업혁명을 배우겠다는 게 연수 목적이었다. 연수 비용은 시 예산 1만 캐나다달러(약 840만 원)가 들었다.

 하지만 박 의원은 해외연수 일정 소화보다는 몬트리올에 거주하고 있는 부인과 유학 중인 자녀들을 만나 같이 지낸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큰아들이 다니고 있는 고등학교와 관계 교육청 등을 집중 방문해 일을 더 키웠다.

 박 의원의 부인과 자녀 3명은 지난해부터 캐나다 몬트리올로 이주해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박 의원은 동료 의원인 김현석 의원과 연수 일정을 함께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의원이 연수 후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연수계획서에 있는 여러 일정 가운데 태양광발전소와 총영사관 두 곳만 방문했고, 다른 곳은 아예 방문하지도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태양광발전소 안에는 들어가지도 않고 밖에서 사진만 찍고 왔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민들의 모임인 카페 등에는 이들의 행위를 비난하는 글들이 봇물처럼 올라오고 있다.

 ‘과천사랑’ 카페의 한 회원은 "박상진 의원은 평소 시민의 혈세를 무척이나 강조했는데 정작 본인은 딴판이었다"며 ‘내로남불’이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한 회원은 "연수에 동행한 사람이 SNS에 올린 사진을 보니 의원들이 술집에서 맥주 마시고, 한식당에서 밥 먹고, 성당에서 미사 보는 사진만 잔뜩 올라와 있었다"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두 의원에 대한 비난이 일파만파 번지자 박 의원은 지난 17일 "우리 아이들은 교육 때문에 몬트리올에 가 있다. 내 아이들만 혜택을 주고 싶은 게 아니라 과천시민 전체에게 주고 싶어서 다녀왔다"는 황당한 해명을 해 시민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한편,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과천시지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박상진 의원과 김현석 의원 두 명을 윤리위원회에 상정하고, 특히 박상진 의원은 제명하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과천=이창현 기자 kgprs@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키워드

#해외연수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