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 청소년 학습권 보장 대토론회’가 열린 19일 수원시 권선구청 대회의실에서 수원·화성·오산 청소년들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 ‘2019 청소년 학습권 보장 대토론회’가 열린 19일 수원시 권선구청 대회의실에서 수원·화성·오산 청소년들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전투기 소음 없는 곳에서 공부하고 싶습니다!"

19일 오전 10시께 수원시 권선구청 2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2019 청소년 학습권 보장 대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영복여자중학교 3학년 윤서연(16)양은 "초등학교 때부터 전투기 소음이 우리의 일상이 됐다"며 학습권 피해를 호소했다.

수원시 광역행정시민협의회 주관으로 열린 토론회에서는 수원·화성·오산 등 3개 시 중학교 2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 학생 20명이 모여 학습권 침해사례를 공유하고 해소 방안을 모색했다.

학습권 보장의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힌 것은 ‘수원화성 군공항’이었다. 참여 학생 모두가 수원화성 군공항 주둔으로 인한 전투기 소음피해에 직간접적으로 노출돼 있는 당사자였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12월부터 화성시 병점동과 황계동 등 탄약고 마을에서 군공항 소음피해를 직접 체험하고 매주 거리환경정화 봉사활동에 참여한 경험은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게 해 주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학습권이란 무엇인가’로 발제를 맡은 삼일중학교 1학년 최유하(14)군은 "국가 권력이나 제3자가 학습권을 침해할 수 있는데 그 하나의 사례가 수원화성 군공항 주변이 전투기 소음으로 학습권 침해를 당하는 경우"라며 "이러한 외부적 요인에 의해 개인의 학습권이 침해받으면 아동 및 청소년의 인격적·사회적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정부를 향한 조속한 대책도 당차게 요구했다.

주제별 토론에 참여한 대평중학교 2학년 이가은(15)양은 "전투기 소음피해를 줄이기 위해 야간 운행을 제한하거나 이착륙 횟수를 줄여야 한다"며 "일본에서는 인공야산과 항공급유기를 설치해 소음공해를 많이 줄였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지역 정치인들도 참관했다.

백혜련(민·수원을)국회의원은 "청소년 스스로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한 목소리를 낼 때 가장 강력한 사회적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며 "이번 토론회에서 논의되는 의견들이 수원화성 군공항 이전 등 국가 정책 결정 과정에 중요한 변곡점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수원광역행정시민협의회는 참여 학생들이 건의한 사항을 취합해 수원시의회, 국회 국방위원회, 국방부에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다.

이재훈 수원광역행정시민협의회 사무국장은 "아이들이 학교 현장에서 겪는 전투기 소음피해는 학습권과 직결되는 심각한 문제로, 도심 속에 놓인 군공항을 왜 이전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보여 주는 단적인 사례"라며 "군공항 주둔으로 아이들의 학습권이 침해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정부는 군공항 이전 문제를 조속히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화성시 동부권과 서·남수원 지역에 걸친 군공항 주변 32개(수원 24개·화성 8개) 학교에서 2만여 명의 학생들이 전투기 소음으로 학습권 피해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박종대 기자 pjd@kihoilbo.co.kr

장민경 인턴기자 jm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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