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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업급여 신청서를 작성하고 있는 구직자들. /사진 = 기호일보 DB
인천 청년들의 취업전쟁은 첫 직장을 구한 뒤에도 진행형이다. 더 나은 직장을 꿈꾸며 비정규직을 전전하지만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항상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다.

19일 고용노동부 중부지방고용노동청에 따르면 2018년 실업급여를 받은 인천지역 청년(20∼39세)은 12만9천859명이다. 전체 실업급여 수급대상자 36만2천313명 중 35.8%에 해당하는 인원이다.

실업급여는 고용계약 만료나 회사의 경영사정으로 이직할 때 등 받는 지원금이다. 비정규직에 종사한 30세 미만 청년의 경우 단기 계약이 만료될 때 직전 3개월 평균임금의 50%를 90일가량 지급받는다.

청년들은 직장을 다니면서도 이직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에 언제든 실업 상태에 놓일 수 있다고 말한다. 취업준비기간이 길어질 것을 우려해 처우가 낮은 기업에 들어간 뒤 본격적으로 입사시험을 준비하는 이들이 많다는 것이다.

지난해 인천 중소기업에 취업한 A(28)씨는 학생 때 했던 공기업 시험공부를 틈틈이 계속 하고 있다.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청년들이 월평균 41만∼45만 원(한국노동연구원)이 드는 취업시험 비용과 수십만 원의 주거비를 감당하기는 어렵다. A씨 주변에도 눈을 낮춰 취직했지만 이직과 병행이 어려워 직장을 그만두고 나온 친구들이 여럿 있다.

오는 22일 졸업하는 대학생 B(24)씨는 직장 경력을 쌓기 위해 비정규직을 선택했다. 취업하려는 기업 측이 경력직을 선호하다 보니 관련 업계에서 계약직으로 4∼5년가량 경험을 쌓을 생각이다. 정부기관이나 대기업, 공기업에서 운영하는 인턴십 제도가 있지만 경쟁이 치열해 ‘하늘의 별 따기’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안정적인 직장을 구하기 위해 당장의 불안정함을 선택한 청년들은 많은 변수 속에 살아간다.

현재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C(26)씨는 2016년 공항 외식업 분야에서 일했지만 예상치 못한 폐업으로 실업급여를 받게 됐다. 짧은 고용계약을 채우지 못한 채 비자발적으로 직장을 잃는 경우다. 이후 어렵게 찾은 직장에서는 1년가량만 머물렀다. 지난해 실업급여를 받은 인천 청년 중 53.7%에 해당하는 6만9천859명이 3년 이상 근무하지 못하는 등 근속기간이 짧다.

근무 경험을 쌓고 이직을 준비한다고 해도 직종이 바뀌면 경력으로 인정받지 못할 우려도 있다. 그렇다 해서 신입으로 입사하기에는 그동안의 공백과 낮은 연령대를 선호하는 채용 분위기가 부담이다.

임기현(26)알바노조 인천지부 사무국장은 "근로조건이나 환경이 맞지 않다 보니 1년을 못 가 그만두고 다시 취업을 준비하는 일이 많다"며 "재취업으로 전직할 경우 경력으로 쓰기가 애매한 상황이 되거나 나이 문제가 걸린다는 고민이 있다"고 말했다.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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