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 조선의 실학사상을 집대성한 한국 최고의 개혁가이자 큰 스승이었던 정약용 선생.

그가 많은 사람들에게서 존경을 받는 스승이 될 수 있었던 건 시대적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에 맞춰 개혁의 방향성을 명확히 제시했기 때문이다.

개혁과 개방을 통해 부국강병을 이루고, 백성을 나라의 근본(民本)으로 여겨 오늘날에도 청렴의 상징으로, 공직자들의 이상적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백성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고통을 덜어주며 나라의 기강을 세운 정약용 선생은 2012년 유네스코 기념인물로 선정될 만큼 국내외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에 남양주시는 정약용 선생의 출생지이자 백성의 더 나은 삶을 생각하며 눈을 감은 숭고한 정신을 이어가기 위한 사업에 돌입했다.

매년 열리던 다산문화제는 공연 등 행사성 요소를 확 줄이고 학술적 요소를 대폭 강화한다.

올 상반기엔 걷기와 토론대회를, 하반기엔 마라톤대회와 포럼을 중심으로 문화제를 개최해 국내외에 널리 알린다는 복안이다.



# 정약용문화제의 획기적 변화

시는 정약용 선생의 고향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홍보가 부족하다고 판단, ‘정약용 브랜딩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가장 먼저 매년 유사한 방식으로 단순한 ‘행사’에 그쳤던 다산문화제를 ‘정약용문화제’로 명칭을 변경, 올 상·하반기로 나눠 2회 개최해 연중사업으로 전환한다.

축제와 체험 위주의 일회성 행사라는 지적이 있었던 만큼 인문학적 프로그램과 힐링(치유)적 요소를 접목한 융·복합 문화제로 탈바꿈시킨다는 각오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정약용 선생의 역사 인식을 주제로 테드(TED:형식과 내용의 제약이 없는 지식 공유 강연) 방식의 ‘정약용토론대회’가 열린다.

남양주시립합창단 역시 정약용 선생의 일대기를 통해 창작한 ‘뮤지컬 정약용’을 준비 중이어서 문화적 품격을 한 단계 높인다는 각오다.

시는 정약용 선생의 유배기간, 양성한 제자의 수, 해배기일, 해배 후 생존기간 등 선생의 생애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숫자 ‘18’을 적용, 토론대회 참가 학생 중 우수한 18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 걷고, 감상하고, 맛보고

청렴과 백성을 위한 마음으로 사색을 즐기던 정약용 선생을 본받기 위해 팔당에서 정약용유적지까지 국도 6호선을 함께 걸어 보는 ‘정약용 사색길 걷기대회’도 열린다.

걷기행사 곳곳엔 젊은 예술창작자들의 공연과 작품을 즐길 수 있는 ‘아트커넬웨이’가 들어서고, 아마추어 시민들이 함께 하는 ‘정약용 캐릭터 공모전’이 열려 단순히 즐기기만 하는 축제의 틀에서 벗어날 계획이다.

걷기대회 후에는 정약용유적지에서 통기타와 함께 하는 ‘작은 퓨전 음악회’도 감상할 수 있다.

오후엔 물의정원에서 지역 특산물인 딸기의 적극적 홍보를 위한 ‘정약용 딸기축제’가 열려 축제를 찾은 시민들에게 달콤·상큼한 추억을 선사한다.


# 풍요로움 가득한 가을엔 포럼을

정약용문화제 하반기 축제는 10월 중 상반기처럼 다양한 장소에서 프로그램을 기획 중이다.

선생의 생몰기간(1762∼1836)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사적 인물의 리더십을 주제로 에세이(논문)대전이 열린다.

국내 유수 학자를 초빙해 정약용 선생의 위대한 사상을 현실에 접목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한 ‘정약용 포럼’도 별도로 추진된다.

이와 함께 초등학생과 학부모가 함께 참여하는 ‘정약용 골든벨 대회’와 북한강을 따라 펼쳐지는 ‘열수 마라톤 대회’ 등 기존과는 전혀 다른 콘텐츠로 문화제를 풍성하게 할 방침이다.

특히 정약용 생가인 여유당 앞에선 작은 음악회가 열리고, 유적지 앞 문화의거리에선 벼룩시장(플리마켓)과 풍성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어 오감을 만족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김승수 문화교육국장은 "정약용 선생은 우리 시 대표 역사인물로서 국내에도 많은 학자들이 연구를 하고 있지만, 해외에서도 학자들이 모여 포럼을 개최하는 등 관심이 뜨겁다"며 "기존의 문화제를 벗어난 알찬 구성으로 정약용 선생이 우리 시 역사인물이며, 공정한 세상을 꿈꾸던 참 학자임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남양주=조한재 기자 chj@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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