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20일 자유한국당 당권주자인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 "민주주의를 수호한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맹비난했다.

황 전 총리는 전날 한국당 전당대회 TV조선 방송토론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은 어쩔 수 없었냐’는 질문에 "객관적인 진실이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는데 정치적 책임성을 물어 탄핵 결정을 한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답변했다.

이에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황교안 당시 총리도 담화문을 통해 탄핵 결정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 내려진 것으로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고 했다"며 "이제 와서 잘못됐다고 말하는 것은 명백한 자기부정이고 민주주의를 수호한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홍 원내대표는 "2017년 탄핵은 우리 국민이 이뤄낸 위대한 민주주의의 승리"라며 "3·1 운동에서 시작된 대한민국 가치를 지키기 위해 온 국민이 분연히 떨쳐 일어선 민주혁명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이런 국민의 뜻을 받들어 여야 국회의원 ⅔이상 찬성으로 탄핵소추가 이뤄졌고 헌법재판관 만장일치로 탄핵이 결정됐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박광온(수원정) 최고위원은 "제1야당 대표 후보의 자격이 사실상 없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한 셈"이라며 "한국당은 지금 극우 정당의 길로 가고 있는데 이런 분들을 퇴출시키지 못하면 국민들이 한국당 의원 전원을 퇴출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도 황 전 총리의 발언을 비판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건전한 비판과 견제로 국정 운영의 균형을 잡아야 할 야당의 역할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당권 쟁취에만 몰두하고 역사를 과거로 돌리려는 거만함을 보인다"며 온통 극단적 지지자들에 의해 극우 정치로 돌아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평화당 김정현 대변인은 논평에서 "황교안 후보의 ‘박근혜 탄핵’ 관련 발언은 전당대회에서 오로지 박근혜 지지표를 얻기 위한 것"이라며 "역사인식 수준이 개탄스럽고 정치지도자로서 자격이 의심된다"고 비판했다.

박태영 기자 pt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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