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규모 및 입지 등에 대한 문제제기 속 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린 경기도의 ‘대표도서관’ 건립사업을 두고 전문가들은 사업 규모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측면에 무게를 실었다.

경기도는 20일 경기도의회 소회의실에서 ‘경기도 대표도서관 도민 여론 수렴을 위한 제1차 전문가 토론회’를 열었다. 내달 도민 참여단 토론회에 앞서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한 자리다.

토론자로는 6명이 참여한 가운데 도가 마련한 대표도서관 건립계획에 명확한 찬성 의견을 밝힌 패널은 2명에 그쳤다.

전반적으로 도의 도서관정책을 아우를 대표도서관의 필요성에는 입을 모았지만 다른 4명의 패널은 수원 광교신도시로 예정된 입지, 1천345억 원에 달하는 규모 등에 일부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고양시민회 최태봉 공동대표는 "2021년 완공 목표인 대표도서관은 추후 5년간의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건립비만 1천500억∼1천7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과거 지자체장들이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며 건축물을 만들던 시대가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미사여구에 마음을 줄 도민은 없다"고 주장했다.

국립안동대학교 정낙현 교수도 "입지적 측면에서 아파트와 관공서로 둘러싸인 곳에 위치하게 돼 도시관 이용환경에 불리한 측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대표도서관이 입지할 곳은 행정기관이 대부분으로, 방문을 유도할 연계 공간도 부족하다"고 짚었다.

도의회 소관 상임위원회를 대표해 참석한 안전행정위원회 국중범(민·성남4)의원은 "역할과 기능을 봐도 지금의 매머드급 규모와 거대 예산을 들여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동의가 되지 않는다"며 사업 축소 필요성을 거론했다.

도는 내달 2일 도민 100명으로 구성된 도민 참여단의 논의를 거쳐 대표도서관 건립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다. 도민참여단은 시·군별 인구비례로 무작위 선발해 토론회 참석 가능 여부를 물어 확정한다.

한편, 도 대표도서관은 도 신청사 건립부지인 수원 광교신도시 융합타운에 지어질 계획으로 지하 4층·지상 5층, 4만1천500㎡ 규모로 1천344억8천만 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도의회 안전행정위는 지난해 10월 말 ‘2019년도 정기분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을 수정·의결, 과도한 사업비와 부적절한 입지 선정 등의 이유에서 건립사업을 보류토록 하면서 도는 사업 방향 결정을 위한 도민 의견 수렴 등에 착수했다.

남궁진 기자 why0524@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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