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문화재단 인천역사문화센터(센터)가 ‘오류 투성이’ 인천 역사달력<본보 2월 7일자 19면 보도>을 인천시교육청 몰래 각급 학교에 배포했다. 시교육청이 역사달력에 오류가 있다고 판단해 학교 배포에 신중을 기하겠다고 하자 센터가 기관 협조 없이 독단적으로 일을 처리한 것이다.

시교육청은 센터로부터 역사달력 배포에 관한 협조 요청을 일절 받지 못했다고 20일 밝혔다.

이에 대해 센터는 역사달력에 관한 언론 보도가 계속돼 교육청 입장을 고려한 처사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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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기호일보 DB
센터 관계자는 "지난 18일 지역 내 학교에 역사달력을 우편으로 발송했다"며 "교육청이 부담스러워 할 것 같아 배포 요청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는 그동안 역사달력을 둘러싸고 갖가지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역사달력이지만 확실한 역사적 고증이 없는 일화를 실은 데다 오자(誤字)도 많았다. 또 센터가 달력 삽화를 그린 인천예술고등학교 미술과 학생들에게 제공한 자료에는 달력 주제인 독립운동과 관련 없는 맥아더 장군과 수탈 역사를 나타내는 존스톤 별장까지 들어가 있어 주먹구구식으로 달력을 제작했다는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더구나 역사적 고증이 미비한 일화가 삽화로 그려졌다. 1월 삽화는 고종이 인천감리서로 전화를 걸어 백범 김구 선생의 사형 집행을 중지하라는 명령을 내렸다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그려졌는데, 역사교사들은 전화가 아니라 전보가 맞다며 당시에는 전화가 없었다고 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1월 삽화 등 잘못된 부분에 대한 별도의 설명자료 없이 달력을 학교에 배포해 아쉽다는 말을 하고 싶다"며 "이번과 같은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역사달력을 제작할 경우 다수의 역사전문가들이 감수에 참여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센터는 역사달력이 물의를 일으키자 일부 오자만 수정했다. 날짜별 사건 중 12월에 인천항에서 멕시코로 떠난 이민자를 1천3명에서 1천33명으로 고쳤다.

조현경 기자 cho@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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