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5도 어장 대폭 확대… 야간조업도 일부 허용

서해5도 어장

정부가 서해5도의 어장을 확대하고 조업시간도 연장하면서 어민들의 숨통이 트였다.

해양수산부는 서해5도 어장을 현 1천614㎢에서 245㎢ 증가한 1천859㎢까지 확장하고, 1964년부터 금지된 야간조업도 55년 만에 1시간 동안 허용한다고 20일 밝혔다.

이에 따라 연평어장은 기존 815㎢에서 905㎢로 90㎢가 늘어나고, B어장 동측 수역에 154.55㎢ 면적의 새로운 D어장이 신설된다. 이번 확장 면적은 기존 어장 면적의 약 15%가 늘어난 것으로 여의도 면적(2.9㎢)의 84배에 달한다. <그래픽>

서해5도는 지난해 말 기준 202척의 어선이 꽃게와 참홍어·새우·까나리 등을 연간 4천t 정도 어획하며 300억 원 규모의 어획고를 올리고 있다. 정부는 어장 확장으로 10% 이상, 어민들은 정부 예상치 이상 어획고가 증가할 것으로 봤다. 해수부는 확장 어장에서 봄 성어기가 시작되는 4월 1일부터 조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3월 중 ‘어선안전조업규정’을 개정한다는 방침이다.

서해5도 어민들은 이번 해수부의 조치에 환영하면서도 우려의 시각을 내비쳤다.

연평도의 한 어민은 "우리는 당초 야간조업시간을 3시간으로 정부에 요청했으나, 정부는 일출 전과 일몰 후 각 30분씩 1시간만 허용했다"며 "군 관계자에게서 경비인력 부족으로 시간을 늘리는 데 제한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이어 "지금까지의 어장 확장 중 가장 많은 면적이 늘어난 것은 어민들 입장에서 크게 환영할 일"이라며 "다만, 증가된 어장만큼 해경 경비정이나 인력 등이 충원되지 않는다면 불법 조업을 위해 서해5도를 침범하는 중국 어선들만 좋은 일을 시키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영춘 해수부 장관은 "이번 방침이 서해5도를 비롯한 한반도 평화 정착에 마중물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병기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