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권력을 지닌 여왕의 총애를 얻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두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여왕 ‘앤’의 곁에서 신분 상승을 꿈꾸는 욕망의 하녀 ‘애비게일 힐’과 ‘앤’의 친구이자 권력의 실세인 귀족 ‘사라 제닝스’이 등장한다.

이야기의 중심에 있는 ‘앤’은 절대 권력을 지닌 히스테릭한 여왕이다. 18세기 잉글랜드 스튜어트 왕조의 마지막 왕이었던 실존 인물 ‘앤 여왕’을 모델로 한 캐릭터다. 그는 젊은 나이에 왕위에 올라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실제 역사 속에서도 그는 변덕스러운 성미를 가졌으며, 통풍을 앓아 궁정 내에서 휠체어를 사용하는 등 주로 좌식생활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영화로 제75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와 제76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전 세계적으로 연기력을 인정받은 올리비아 콜맨은 어느 작품에서도 본 적 없는 개성 넘치는 여왕 캐릭터를 완성했다. 올리비아 콜맨은 변덕스러운 성격이 드러나는 히스테릭한 대사들을 완벽히 소화한 것은 물론 건강 문제로 거동이 편치 않았던 그의 모습을 실감나게 표현해 캐릭터와 혼연일체된 압도적인 연기를 선보인다.

‘라라랜드’로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엠마 스톤은 신분 상승을 노리는 욕망 하녀 ‘애비게일 힐’ 역으로 연기 변신에 도전한다. 애비게일 힐 역시 역사 속의 실존 인물로, 몰락한 귀족 가문 출신인 그는 집안이 궁핍한 상태가 되자 하녀로 왕궁에 들어간다. 이후 앤 여왕의 시녀로 고용된 인물로 기록돼 있다. 특히 앤 여왕의 환심을 사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영화 속에서도 애비게일은 자신의 신분 상승을 위해 앤 여왕의 새로운 총애의 대상이 되려 발버둥치는 야심찬 욕망을 가진 하녀로 그려진다.

앤 여왕의 총애를 받기 위해 애비게일과 경쟁을 벌이는 인물이자 미모와 지성을 겸비한 지략가인 ‘사라 제닝스’ 역은 레이첼 와이즈가 맡았다. 앤 여왕의 오랜 친구이기도 한 그는 뛰어난 지성과 대담한 솔직함을 바탕으로 히스테릭한 앤 여왕 대신 영국의 국정을 살피는 인물이다.

캐릭터의 모델이 된 역사 속 실존 인물 사라 제닝스 역시 어린 시절부터 앤 여왕과 절친한 관계를 이어왔으며, 앤이 즉위한 후에는 가장 중요한 정치고문이 돼 당대 정치계에서 가장 큰 힘을 행사한 인물 중 한 명으로 기록돼 있다. 그러나 하녀로 들어온 애비게일이 앤 여왕의 환심을 사며 총애의 대상이 되자 질투의 화신으로 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레이첼 와이즈는 사라 제닝스 역할을 통해 왕실의 권력을 주무르는 이성적이고 카리스마 있는 모습부터 애비게일과 앤 여왕의 관계를 질투하는 감정적인 면모까지 드러내 극에 팽팽한 긴장감을 선사한다. 조현경 기자 cho@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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