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친환경농업특구인 양평군에서 다육이 농장을 운영하며 소소한 행복을 이어가는 29세 대학생이자 청년농부·사업가인 ‘곰도리 다육’의 나현우 대표는 "다육이 농장을 단순 판매·구매의 공간이 아닌 사람들이 보고 듣고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는 "취업 준비가 아닌 나만의 길을 찾아 떠난 것은 오로지 어머니의 다육이 사랑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다음은 나 대표와의 일문일답.
-서울대 재학생이라 들었다. 귀농 후 다육농장을 시작하게 된 동기는.
▶서울대학교 아동가족학과에 재학 중이다. 농장을 하느라 휴학과 복학을 반복해 아직 졸업은 못한 상태다. 조만간 졸업할 날이 오지 않을까 싶다. 각박한 서울생활이 힘들고 지칠 때면 다육식물이 큰 위로가 됐다. 23살 되던 해에 부모님의 영향을 받아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다. 어머니께서 취미로 10년 이상 다육식물을 키우셨기에 가능했다. 수년 동안 어깨 너머로 본 것도 있고, 식물 키우는 것이 생각보다 적성에 맞았다.
-다육식물의 특징과 강점은.
▶계절에 따른 변화가 드라마틱한 식물이다. 시간이 지나고 나이가 들수록 더 예뻐진다. 큰 공간을 차지하지 않으면서 사람들에게 마음의 안정이나 힐링을 주는 면이 크다. 사람의 기분을 좋게 만들어 준다.
다육식물은 사막이나 높은 산 등 수분이 적고 건조한 날씨의 지역에서 살아남기 위해 땅 위의 줄기나 잎에 많은 양의 수분을 저장하고 있는 식물을 말한다. 선인장이 대표적인 다육식물에 속한다.
-농장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농장은 총 3천300㎡ 정도이며 5개 동으로 이뤄져 있다. 연매출은 1억5천만 원 정도다. 농장을 새로 시작하는 경우 최소 3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작물을 관리하기 위해 맞춤형 교육이 필요하며, 투자비도 제법 많이 드는 편이다.
-궁극적인 미래 비전은.
▶다육이 농장을 차 한 잔 마시거나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하는 것 등을 고려하고 있다. 다육식물을 테마로 하는 ‘가드닝 센터’를 조성해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거리, 먹거리 등을 제공하는 것이다. 지금은 다육식물을 키워 판매하는 단순한 구조지만 복합적인 공간으로 다변화를 꾀할 생각이다.
또 다육식물을 마니아층만 키우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가벼운 마음으로 접하도록 대중화에도 힘쓰고 싶다. 소비자들은 다육식물의 가격이 높은 편이고, 화초를 죽이지 않기 위해 신경 쓸 부분이 많아 책임감과 부담감이 크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생각이 다르다. 오히려 다육식물이 소모품처럼 가볍고 부담 없는 존재가 되기를 바란다. 장미꽃처럼 가볍고 기분을 전환시켜 줄 수 있는 존재, 액세서리처럼 자주 바꿔 주며 소소한 행복을 제공하는 형태로 변화시키고 싶다.
양평=안유신 기자 ay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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