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내 비노 반노 그룹인 `후보단일화 추진협의회'가 집단탈당을 모색중인 가운데 경기지역 의원 9명이 16일 모임을 갖고 탈당을 결의, 민주당의 분당 움직임이 한층 가속화되고 있다.

이윤수 박종우 남궁석 강성구 곽치영 이희규 박병윤 김덕배 최선영 의원 등 9명은 이날 낮 시내 모 음식점에서 모임을 갖고 “후보단일화를 위한 독자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위해 탈당한다”고 결의했다.
 
경기지역 의원들의 이같은 전격적인 탈당 결의는 전용학 의원의 한나라당 입당으로 촉발된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후단협)의 집단탈당 움직임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것이란게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이희규 의원은 “후단협 활동이 지지부진해 경기지역 의원들이 선도적으로 탈당해 밀알이 되기로 했다”며 “우리가 1차로 탈당하면 후단협 소속의원들의 2차탈당 등으로 교섭단체 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선 교섭단체를 구성한 후 다른 정파나 후보와 접촉해 신당창당을 논의할 생각”이라며 “경기지역구 의원중 원유철 이근진 김윤식 의원에게도 동참의 뜻을 물어볼 것”이라고 1차 탈당자 규합작업을 벌여나갈 뜻도 밝혔다.
 
이들은 당초 이날 모임에서 곧바로 탈당을 선언하려 했으나 일부 의원들이 `지구당 문제를 좀더 정리해야 한다'며 미온적인 반응을 보여 일단 탈당 결의에 그쳤다는 후문이다.
 
이들이 탈당시기와 절차에 대해 “다음 회의에서 결정키로 했으며 빠르면 이번주말 또는 내주초 모이기로 했다”고 밝힌 것도 이같은 내부 문제에 기인한 것이라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이 참석자는 이어 “오늘 모임에 참석한 1명에게 탈당계를 모두 제출키로 했다”고 소개하고 “그러나 실제 탈당에 확실히 참여할 의원은 6명 정도”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경기지역 의원들의 탈당 결의로 단계적 탈당에 의해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한 뒤 정몽준 의원의 `국민통합 21' 및 자민련, 이한동 전 총리 등과 통합신당 창당을 위한 교섭에 나선다는 후단협측의 행보는 더욱 탄력을 받고 정치권의 이합집산 흐름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후단협 공동대표인 김원길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전 의원의 한나라당 입당으로 `적어도 한나라당으로 가선 안된다'는 기류가 당내에서 형성되고 있다”며 “전 의원 문제가 기폭제가 돼 후단협 계획의 성사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정몽준 의원, 자민련측과도 얘기가 잘되고 있다”는 자신감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선 또 자민련 김종필 총재가 최근 이인제 의원을 만나 이인제 계보의원들과 함께 탈당, 자민련 의원들과 신당을 창당하자고 권유했다는 미확인 소문도 나돌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옥두 윤철상 최재승 의원 등 동교동계 의원 10여명도 이날 만찬회동을 갖고 탈당 사태 등 당내 현안에 대해 논의키로 해 논의 결과가 주목된다.
 
동교동계의 한 관계자는 “당내 상황이 급박해 가만히 지켜볼 수만은 없어 모이기로 했다”며 “그러나 당장 행동을 한다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이며 `함께 하자'는 의견교환 정도가 이뤄질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박상천 한광옥 최고위원과 정균환 총무 등 비노 중진의원들은 당내 상황을 좀더 지켜보고 여론을 들어본 뒤에 행동을 결정하겠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정균환 총무는 경기 의원들의 탈당 결의에 대해 “시기적으로 맞지 않다. 전 의원이 탈당했는데 일반 국민은 전 의원과 똑같이 볼 수 있다.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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