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제자유구역청입니다. 청라시티타워 추진 방향 등에 대해서 주민설명회를 개최하오니 참석하셔서 귀하의 고견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인천경제청의 안내문자다. 오는 26일 오후 4시 30분부터 청라 3동 주민센터에서 열릴 예정인 ‘시티타워 주민설명회’에 주민 참여를 독려하고자 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24일 현재까지 이 행사가 예정대로 진행될 지, 안될 지 누구도 모른다. 인천경제청도 마찬가지 입장이다.

반면, A주민임의단체는 이 설명회는 ‘가짜’ 주민설명회라며 ‘진짜’ 주민설명회는 27일 오후 7시30분부터 청라2동 주민센터에서 열린다고 주민들에게 알리고 있다. A단체는 26일 행사는 취소됐다고 했다.

주관 기관도 모르는 ‘해괴망측(駭怪罔測)’한 일이 왜 벌어지고 있을까?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인천경제청, 청라시티타워㈜는 서구 청라에 높이 448m의 시티타워를 다음 달 착공할 예정이다. 하지만 구조 안전성 문제로 공표된 시티타워 공모 당선작과 달리 설계 변경이 불가피한 상태다.

3개 기관은 법적 의무는 없지만 주민들에게 변경될 시티타워 신축안을 알리고 공감대를 얻은 뒤 공사를 하기로 했다. 이달 8일을 전후해서 26일자 주민설명회가 추진된 이유다. 26일 주민설명회는 여러 경로로 주민들에게 알려졌고, 누구도 큰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다. 설명회가 진행돼야 10년을 기다려 온 숙원사업이 가능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21일께 행사 참석 대상자 명단이 공개되면서 A단체를 중심으로 설명회 거부가 시작됐다.

명단에는 청라 내 총 25개 모임의 대표들이 이름을 올렸는데, A단체 대표는 순번 24번이다. A단체가 밝힌 행사 거부 사유는 ▶타 단체의 실체가 확인되지 않음 ▶청라와 무관한 단체가 있음 ▶현직 단체장이 아닌 사람이 있음 ▶적폐 기득권 세력이 존재함 등이다. 27일 A단체가 주최하는 ‘진짜’ 설명회에 김교흥·이학재·김종인 등 지역 정치인들이 함께 한다는 확답도 얻었다고 했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주민들이 힘을 모아 하나가 되도 모자란 판에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며 "지난 주에는 항의 전화로 업무가 마비됐다"고 했다.

김종국 기자 kj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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