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정부컬링경기장.
의정부시가 접경지역으로 희생하며 쌓아온 과거 군사도시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불어온 남북 화해 분위기와 함께 비교적 거부감이 덜한 체육 분야 교류·협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빙상스포츠 명문 도시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 컬링경기장 개장식 행사 모습. (여성 선수들은 경기도 대표 컬링팀)
 시는 컬링장과 빙상장 등 기존 인프라에 더해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 유치를 통해 빙상의 메카는 물론 미래 평화통일을 대비한 경기북부의 전초기지로서 역할을 해내겠다는 구상이다.

# 제2의 태릉선수촌 꿈꾸는 사통팔달의 수도권 교통중심도시

 태릉 국가대표선수촌이 2017년 9월 충북 진천으로 이전하며 기존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을 대체할 시설 건립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태릉 선수촌은 조선왕릉 권역으로 국가사적이자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 스피드스케이팅장이 철거되면 수도권 내 경기장은 전무한 상황이다.

▲ 실내 빙상장 프로그램 모습
 국내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62%가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는데, 의정부는 노원구·도봉구 등 서울과 근접한 수도권 지역이자 경기북부 교통요충지로서 접근성이 매우 양호하다. 전철(1·7호선), 고속국도(서울외곽순환·구리∼포천) 및 일반국도(3·39·43호선)와 더불어 최근 예비타당성 조사에 통과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노선)도 계획돼 있는 상태다.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이 지방훈련을 할 경우 선수 본인과 가족, 코치의 추가 이동비, 거주비 등을 모두 개인이 지불해야 하는 현실에서 이 같은 접근성은 경제적 부담을 크게 완화할 수 있다.

 # 걸출한 빙상스타 배출하며 다양한 인프라 완비된 빙상메카

 의정부에는 이미 실내빙상장, 컬링장 등 빙상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 2003년 준공된 녹양동 의정부실내빙상장은 4천625㎡, 986석 규모로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피겨스케이팅, 아이스하키 등의 훈련 및 경기를 치를 수 있다. 지난해 3월 경북 의성군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문을 연 컬링장은 녹양동 실내빙상장 옆 지하 1층·지상 2층, 2천964㎡ 규모로 건립됐다. 국제 규격인 길이 50m, 폭 4.75m 시트 6개와 243석 규모의 관람석을 갖추는 등 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 의정부실내빙상장
 빙상종목 선수진도 화려하다. 1987년 스피드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금메달에 빛나는 배기태 선수 등 역대 국가대표 선수를 다수 배출했으며,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금 7·은 3·동 4)을 거둬 빙상 강국의 면모를 보여 주고 있다.

 시는 현재 제갈성렬 감독과 이강석 코치를 필두로 국가대표 김민선 선수를 비롯한 12명의 선수로 구성된 빙상 직장운동부를 운영하고 있다. 또 지역 내 11개 학교에서 67명의 선수가 활동 중으로, 빙상 인프라와 더불어 많은 인적 자원도 확보하고 있다.

#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 건립 유치 어떻게 추진되나

▲ 실내 빙상장 프로그램 모습
 경기장은 녹양동 종합운동장 내 보조경기장 용지 3만2천891㎡에 총면적 약 3만8천㎡, 관람석 2천 석, 지하 2층·지상 2층 규모로 건립할 계획이다. 이는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과 유사한 규모다.

 시는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 및 대한체육회 등과 면담을 통해 시의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 유치 의지와 빙상 인프라 및 지리적 이점 등을 적극 피력했다. 당시 관계자 모두 수도권 내 건립이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하며 긍정적인 평가를 한 바 있다. 특히 지난해 말 문희상 국회의장을 만나 시 현안사항임을 전달하고 많은 사업비(1천530억 원 추산)가 소요되는 만큼 정부사업으로 경기장이 유치될 수 있도록 논의하고 중앙부처와 긴밀히 협조해 나가기로 했다.

 현재 기존 태릉선수촌 내 경기장은 노후화가 심해 훈련환경이 열악하고, 강릉 경기장은 교통 여건이 좋지 않은 실정이다. 여기에 선수 보호 차원에서 쇼트트랙 국제대회 개최 기준이 강화되며 보다 넓은 규모의 경기장이 요구되고 있다. 이처럼 새로운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이 절실한 상황에서 빙상 인프라와 교통편의를 모두 갖춘 의정부에 건립되며 시가 빙상스포츠 명품 도시로 성장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수완 시 체육과장은 "대규모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 유치를 위해 지금 당장 체육시설부지로 계획된 시유지를 제공할 수 있는 지자체는 의정부가 유일하다고 장담한다"며 "경기장을 유치하면 빙상스포츠 메카로서의 위상과 함께 지역경제 활성화 등 다양한 파급효과도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정부=신기호 기자 skh@kihoilbo.co.kr

사진=의정부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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