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무대에 등장하는 많은 기인(奇人) 재사(才士) 가운데 불운의 인물이 꽤 많으나 양수라는 인물과 계륵(鷄肋), 닭갈비에 얽힌 얘기는 오랜 기간 숱한 화제로 각색된 대표적 고사의 하나다. 요점은 두 가지다.

 조조가 그날 밤의 암호를 ‘계륵’으로 정했을 때 사실 양수의 해석처럼 ‘진격하자니 여의치 않고 후퇴하자니 한중 땅을 포기하는 것 같아서 안타까운’ 심정이었음은 양수를 처형한 후의 행동을 보면, 1인자의 내심을 족집게로 집어낸 것이 죄가 되었음은 분명하다. 그리고 양수의 재치에 대해 조조가 품었던 것이 과연 질투나 시기심이었느냐 하는 점이다. 특히 조비와 조식 두 아들을 둘러싼 후계 구도에 양수가 너무 깊숙이 개입해 화를 자초했다는 지적의 신빙성이다.

 우선 1인자의 내심을 간파하는 건 정말 위험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그걸 입 밖에 내면 결정타를 입는 것이 오랜 역사의 교훈이다. 정치란 그런 것이다. 연이은 대권주자(?)들의 침몰도 어디까지 계속될지 모른다. 맛(재미)은 있지만 먹을(지지할 뜻) 건 없고. 오늘의 정치판을 보는 국민의 심정이다.

  <삼국지리더십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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