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혈액과도 같습니다. 피가 원활하게 돌아야 건강하듯 경제 활동의 인프라(돈)도 차질 없이 집행되고 순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난 25일 기자와 만난 김현정(56) 한국은행 인천본부장이 한은의 역할을 밝히며 한 말이다.

김 본부장은 한국은행 정책기획국과 경제연구원 미시·거시경제연구실장, 지역협력실장 등을 거쳐 지난해 인천본부장에 취임했다. 1950년 창립된 인천본부는 국고, 외환, 화폐정화, 지역 리서치 등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한은 지역본부는 인천을 포함해 총 16곳이다.

김 본부장은 "최근 미중 무역전쟁과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중국 경제 둔화 등 글로벌 악재로 우리나라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며 "인천 역시 기존 반도체, 자동차 등 주력 제조업종들의 경쟁력이 떨어져 우려스러운 상황이다"라고 진단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전년 대비 2.7%로 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정부의 올해 경제성장률 예상치는 2.6%다. 인천의 경제 총량지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지역 제조업 생산은 전월에 비해 5.1% 늘어났으나 석유정제(-0.2%), 금속가공(-10.9%), 1차금속(-7.2%) 등은 감소 추세다.

올해 1월 인천지역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 대비 0.4%p 하락했다.

그는 "지역을 지탱해 온 전통 산업군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해야 한다"며 "지역의 핵심 산업인 바이오와 화장품을 연계하고 자동차와 항공정비(MRO)산업을 기계·금속·전자분야와 연계하면 새로운 활로를 찾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 본부장은 "인천에 새로운 둥지를 튼 신성장산업계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지원 방안을 모색해 지역의 무한한 잠재력을 끌어 낼 수 있어야 한다"며 "앞으로 지역 이슈 발굴을 통해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 연구를 지속적으로 해 나가 지역 활성화를 도모하겠다"고 했다.

그는 신도시·원도심 간 양극화 해소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공감을 했다.

김 본부장은 "지금까지 인천경제는 원도심 보다 신도시 개발에 집중적으로 투자된 측면이 있다"며 "이제는 원도심과 함께 발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인천 원도심이 가진 개항의 역사와 유서 깊은 건축물, 문화예술 등을 발굴하고 보존해서 새로운 관광 아이템으로 개발해야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가 주도하는 장기적인 프로젝트 수립이 필요하고 민간의 전폭적인 투자가 뒷받침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미르 인턴 기자 jmr@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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