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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당정자청소년수련관. /사진 = 성남시 제공
성남 분당정자청소년수련관의 배드민턴 생활체육 프로그램이 특정 동호회의 독점사유화, 강사의 불법 레슨, 수강자 개인정보 유출 의혹 등을 빚고 있는 것<본보 2018년 12월 18일자 18면 보도>과 관련, 청소년들의 이용도 쉽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청소년의 수련활동과 정서 함양, 복지 증진을 위해 설치된 본래 취지가 무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6일 성남시와 수련관 등에 따르면 수련관은 관련 민원이 지속되자 2017년 5월부터 정원 5명의 오전반(새벽) 청소년 코트제를 운영하다 같은 해 12월 폐강했다. 청소년들의 참여가 5∼7월까지 매달 4∼5명이었으나 8∼11월 0명, 12월 1명 등 이용률이 저조하다는 게 이유였다.

하지만 문제는 따로 있었다는 게 이용자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당시 청소년끼리만 이용이 가능해 성장속도가 다른 특성상 실력 차이로 인해 흥미가 떨어질 수도 있고, 이를 대신할 보호자는 참여하지 못하게 했기 때문이다. 이는 청소년과 그 가족에 대한 배려 저하로 나타나 이용률 감소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시설을 사유화하던 동호회 측과의 마찰도 생길 수밖에 없었다. 실제 한 청소년이 운동할 상대가 없자 이를 안타깝게 지켜보던 아버지가 함께 운동하다 동호회 측으로부터 강한 제재를 받고 체육관 밖으로 떠밀려 나온 경우도 있었다.

운동을 하러 온 청소년들이 등록생이 아니란 이유로 쫓겨난 경우도 있었다. 최모(고 1년)군의 어머니는 취재진과의 전화통화에서 "아들이 친구들과 혹시나 하고 갔다가 어른들과 배드민턴을 치게 됐는데 갑자기 성인 강좌라며 매몰차게 나가라고 했다"며 "청소년을 위한 시설에서 느낀 아들의 서운함은 상처로 남았다"고 털어놨다.

김미순(가명)씨는 "아이 셋과 등록했는데 청소년은 부모와도 칠 수 없게 해 놓고, 운동 상대가 없자 결국 슬리퍼를 신은 한 직원이 배드민턴을 쳐 줬다"며 "동호회의 못 마땅한 시선이나 운영도 그렇고, 누굴 위한 공공시설인지 지금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수련관 관계자는 "당시 민원을 반영해 시행한 청소년 코트제는 강습이 아닌 관리자 없는 자율연습이었으니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다"며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강습형 프로그램으로 바꿔 청소년들의 참여를 높이도록 개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성남=이강철 기자 iprokc@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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