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8개 기초자치단체에 위임한 공무원 임용권한을 다시 환수하려는 협의를 추진하고 있다.

26일 시에 따르면 공무원 통합 임용을 위해 현재 각 구와 막바지 논의를 벌이고 있다. 시는 지난 21일 공무원 임용권을 통합하기 위해 각 구청장들과 협의했지만 일부 구의 반대로 통합 추진이 지연됐다. 이에 따라 오는 28일 예고된 인천시 지방공무원 임용 계획 공고 전에 최종 결론이 나올 전망이다.

시는 2015년 각 구의 자체 면접으로 필요한 인력을 충원할 수 있도록 최종 선발 권한을 위임하는 등 지방공무원 임용 방식을 ‘구분임용제’로 바꿨다. 기초지자체별로 지역 현안에 적합한 인재를 선발해 적재적소에 인원을 배치하겠다는 취지였다. 그동안은 시가 각 구의 위탁을 받아서 전체 선발 예정 인원을 채용한 뒤 각 기초지자체에 배치했다. 하지만 부작용이 따랐다. 현재 각 구마다 합격 점수를 포함해 경쟁률 차이가 커지면서 형평성 문제가 불거졌다. 지난해 인천지방공무원 필기시험 직렬별 합격선 기준을 보면 강화·옹진군을 제외한 기초지자체 중 점수가 375.88점으로 가장 높은 계양구와 346.95점으로 가장 낮은 중구는 28.93점차가 났다. 또 동일한 시험에서 경쟁률은 지난해 응시인원 대비 선발인원을 기준으로 계양구는 38.5대 1, 중구 9대 1로 약 4배 차이가 발생했다. 합격 점수나 경쟁률을 포함해 특정 지역에만 지원자 쏠림 현상이 발생하면서 인재들을 특정 구가 독차지 하고 있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의 입장에서는 합격 가능성을 높이는데 힘을 쏟다 보니 소신지원이 어렵다. 구분임용제가 본래 취지가 퇴색된 셈이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A(26)씨는 "지난 해에 다른 구를 지원했으면 합격했을 점수였는데 떨어졌다"며 "올해는 어느 구에 지원해야 할 지 모르겠고 눈치싸움으로 당락이 결정될 수 있어서 억울하다"고 했다.

시 관계자 역시 "각 지역별로 특색이 뚜렷한 도 단위 광역단체라면 몰라도 지역 내 각 구는 거리도 가깝고 유사성이 있어서 굳이 나눌 필요성을 못 느낀다"며 "분할채용으로 공무원들의 인사교류가 막혀서 업무가 비효율적인 상황이 발생 할 때도 있다"고 했다.

김유리 인턴 기자 kyr@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