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가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대표적 친일파 작곡가가 만든 ‘고양시의 노래’ 사용을 전격 중단키로 결정했다.

27일 시에 따르면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시민들이 잘 알지 못하지만 도시 곳곳에 스며 있는 ‘일제 잔재 찾기’에 나선 가운데 1992년 시 승격 당시 제정된 이후 지금까지 불려 온 정치경 작사의 ‘고양시의 노래’가 친일인명사전에 오른 김동진 작곡가의 작품으로 확인됐다.

작곡가 김동진은 1940년대 일제 침략전쟁을 옹호하는 노래를 작곡하는 등 친일행위를 일삼은 대표적 인물이다. 그는 ‘대한민국 육군가’를 비롯해 전국 초·중·고교 교가 및 일선 지방자치단체의 상징적 노래 등 수많은 노래를 작곡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시는 ‘고양시의 노래’ 사용을 전격 중단하고 시민 공론화 작업 등의 과정을 거쳐 빠른 시일 안에 새로운 시가(市歌)를 보급할 계획이다.

이 밖에 시는 지역 내 ‘일제 잔재 찾기’에 나서 일본군 군사기지로 추정되는 육군 보병 제30사단 탄약고, 조선인을 강제 동원해 건설한 덕은동 쌍굴터널 등을 찾아냈다.

이재준 시장은 "역사 청산은 정치적 논쟁이 아닌 성장의 토양을 다지는 작업이다"라며 "시간이 흐르며 점차 잊혀져 가는 일제의 흔적은 역사의 아픔으로 생생하게 보존하고, 시대를 관통하는 항일운동의 정신은 3·1운동 100주년을 기점으로 남북이 하나되는 평화의 정신으로 승화시켜 그 불씨를 되살리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3·1운동 100주년 항일음악회를 개최할 예정으로, 북측 인사를 초청해 휴전선과 불과 2㎞ 거리에 있는 고양지역에서 남북을 하나로 연결하는 매개체가 될 항일운동가를 부르며 평화의 메시지를 한반도에 전파할 방침이다.

고양=조병국 기자 chob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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