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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병택 시흥시장
지역사회의 힘으로 자신이 살던 곳에서 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시흥을 만들 수는 없을까? 지난 2017년 네덜란드 호그벡 치매마을에 방문한 이후 지속해왔던 고민이다. 호그벡 치매마을의 핵심은 ‘평소 살던 곳과 같은 환경’에서 ‘살아온 방식대로 평상적인 삶(normal life)’을 유지하는 것이다.

 삶의 패턴이 유사한 치매환자 6~7명이 한집에서 자유롭게 생활하면서 식사를 하고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눈다. 슈퍼에 가기도 하며 취미생활도 즐길 수 있다. 일상적인 삶이 유지되는 공동체적 돌봄 속에서 환자의 존엄과 인권이 보호되며 이를 통해 치매가 늦춰지고 평균 수명이 증가하기도 한다.

 급속한 인구고령화로 인해 2026년에는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이 20%에 해당하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2017년 고령사회(노인인구 비율 14%)로 진입한 지 9년 만이다. 늘어난 평균 수명만큼 행복한 노후를 위한 전제조건은 ‘건강’일 것인데,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예방적 대응이 중요하다. 나아가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보건·의료적 접근과 더불어 돌봄 등 각종 복지서비스의 연계 제공이 통합적으로 요구된다.

 이에 시흥시는 인구고령화에 대한 정책적 대응으로 ‘원스톱 보건-복지 연계 지역 돌봄 체계 구축’을 민선 7기 공약으로 하였고, 핵심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동(洞) 돌봄통합창구의 역량 강화를 위한 시흥시 자체 업무 매뉴얼을 개발하고 복지정책팀 분리·신설, 노인장애인과를 신설하는 등 시흥형 원스톱 돌봄 체계 강화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울러 올해 6월부터 보건복지부에서 추진하는 ‘지역사회 통합 돌봄 선도 사업’에 함께 하고자 공모사업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지역사회 통합 돌봄’(커뮤니티케어)이란 돌봄을 필요로 하는 주민들이 지역사회에 거주하면서 개별 욕구에 맞는 복지급여·서비스를 제공받고 지역사회에 어울려 살며 자아실현, 활동을 할 수 있게 하는 사회서비스 체계(복지부 커뮤니티케어추진단, 2018)로, ‘병원, 시설 중심’에서 ‘지역사회 중심’으로 전달체계가 탈바꿈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현재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가 존재하지만, 전달체계는 분절화·파편화 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수급자격과 내용, 담당부서와 담당자가 각기 달라 정보를 많이 가진 대상자에게 유리한 체계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소외 계층일수록 어려운 욕구가 많을 수 있고 정보접근성이 낮을 가능성이 크다. 이에 시흥시는 더 낮은 곳, 더 소외된 곳에서부터 복지욕구가 있는 모든 시민과 함께하고자 한다. 누구도 차별 받지 않도록 포용하고 낯선 수용시설이 아니라 살아왔던 친숙한 곳에서 원하는 모습대로 살아 갈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시흥시는 보건복지부의 지역사회 통합 돌봄 사업 추진에 앞서 지역사회 포괄케어시스템 구축을 위한 정부 공모사업과 전국 기초지자체로서는 유일하게 스마트홈 서비스 기반 홀몸노인 안심생활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 강점이다. 또한 올해 4월 입주가 시작되는 은계지구 A-2블록 내 노인 실버주택과 북부노인복지관을 연계한 케어안심주택 모델도 창출 가능하다. 이 같은 경험을 토대로 노인 친화형 주거 보장, 방문건강 관리서비스, 각종 서비스 연계·통합 제공, 지역사회 통합돌봄형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통한 마을공동체 회복 등 시흥시만의 특성을 반영하고, 지역 스스로 지역주민을 돌보는 민주성과 자치성을 강화해 수요자-공급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통합 돌봄 체계 구축을 도모하고자 한다.

 2019년 1월 기준 시흥의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8.4%이지만 50~65세 미만 인구 비율은 23%다. 10년 후만 해도 노인 인구의 폭발적 증가를 예측할 수 있다. 즉 돌봄 문제는 언젠가 노인이 될 우리 모두의 문제, 우리가 함께 대비해야 할 문제이다. 비단 노인들뿐만 아니라 장애인, 정신질환자, 노숙자 등 사회적 돌봄을 필요로 하는 취약계층을 위해서도 보건·의료, 복지, 주거 등 각종 분야를 아우르는 통합적인 돌봄 체계로의 보완과 개편이 필요하다.

 다양한 서비스 제공 주체와 민·관, 지역 자원의 연계·협력을 통한 공존과 상생! 시흥시의 돌봄은 시흥의 힘으로 책임질 수 있도록 끊임없이 고민하고 연구할 계획이다. 시흥형 지역사회 통합 돌봄 체계를 통해 시민 여러분들이 따뜻하고 안전한 시흥에서 평생 행복을 누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 나아가 시흥형 지역사회 통합 돌봄 모델이 전국을 선도할 수 있기를 소망하며 오늘도 쉼 없이 노력을 경주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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