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도시개발공사에 ‘혁신’의 바람이 일고 있다.

 지난달 새롭게 시행된 ‘근무지 배치 혁신제도’를 비롯해 현재 추진 중인 ‘통합상황실 구축’과 ‘지역 거점 도서관 구축사업’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11월 취임한 성남도시개발공사 제3대 윤정수(57)사장의 경영 혁신 의지다. 취임 한 달 만에 3개 분야(스마트, 개발, 도서관 사업) 경영혁신 TF를 출범시킨 것도 이 같은 이유다.

 윤정수 사장은 취임 100일을 맞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직원들이 나름대로 열심히 업무를 하고 있으나 과거 공단 시절부터 내려온 관행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첫 느낌이었다"며 "4차 산업시대로 급변하고 있는 시점에서 공사만 과거에 머무르는 것 같아 안타까웠고, 이를 변화시키기 위한 경영 혁신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됐다"고 말했다.

▲ 성남도시개발공사 전경
# 성남시와 연동한 시민 안전 컨트롤타워 ‘통합상황실’ 구축 추진

 통합상황실은 도시시설 관리에 있어 최대 핵심 시설이다. 지하차도(터널)와 육교승강기, 주차장, 도서관, 체육시설, 지하상가 등 공사가 관리하는 수백 개의 시설을 CCTV를 통해 한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동안 관리시설이 늘어나면서 하나씩 들어선 수십 곳의 서버 등 상황실을 모으면 조직 구성의 업무효율성도 극대화될 수 있다. 인력 재편성이 가능해 자체 개발을 통한 업무의 실효성과 외주 발주도 줄일 수 있어 예산 절감 등의 성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 성남도시정보통합센터에서 관계자들에게 도심상태를 설명하고 있는 윤정수 사장.
이는 은수미 성남시장의 기조인 시민 안전 인프라 구축과도 뜻을 같이 한다. 성남시종합관제센터와 연계하면 재난 등 비상상황 발생 시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종합 컨트롤타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윤 사장은 "기존에 있는 장소 및 설비들을 가급적 그대로 활용해 통합상황실이 구축되면 성남시 전역에 분산돼 있는 수탁시설물 전체를 하나의 통합플랫폼으로 관리할 수 있다"며 "각종 재난사고의 예방 및 신속한 대응을 통해 시민에게 안전한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 근무지 배치 혁신제도

 근무자가 근무지를 직접 선택해 일하는 근무지 배치 혁신제도가 지난달 29일부터 31일까지 3차에 걸쳐 배치를 완료하고 근무에 들어갔다. 전국 지방공기업 최초다.

 노외주차장 전체 근무자 205명을 대상으로 32%가 경합돼 추첨을 거쳤고, 82%가 본인 희망 근무지로 선정됐다.

▲ 근무자들이 모인 가운데 노외주차장 근무지 배치 공개 추첨을 하고 있다.
 근무자가 최종 선택한 주차장의 신청자 수가 같거나 적으면 선택한 근무지에 배치하고, 경쟁률이 높으면 자체 개발 프로그램으로 추첨을 실시해 무작위로 근무자를 선발하는 방식이다. 주차장별로 신청자 현황을 공개하고 변경 기회를 부여해 최종 근무지에 대한 근무자의 의견이 최대한 반영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근무지 신청·접수단계부터 모든 정보를 근무자에게 제공, 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도 부여했다. 장애인과 고위험군 직원은 근무자 선택·추첨 실시 전 근무지를 우선 배치했다. 최종 선택·추첨에서 희망 근무지에 배치되지 못한 근무자는 대체인력으로 배치하고, 근무성적에 가점을 부여하도록 배려했다.

 직원들의 의사존중과 투명성, 공정성 제공 등 참여와 소통을 통해 민주적 경영체제를 실현하겠다는 의지다.

 윤 사장은 "제도 시행에 앞서 일부 의견도 있었지만 집이 가까운 곳, 같은 근무지에 근무하는 동료, 시간외 근무 발생 여부 등 개개인의 생각이 달랐기 때문에 모든 희망사항을 반영한 기준 마련은 어려웠다"며 "사업 초기와 개선할 시기마다 해야 할 일은 따로 있다고 본다. 모든 것이 완벽한 상태에서 사업을 시행하고자 하면 때론 그 시기를 놓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 체육시설과 도서관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활용하는 복합서비스

 도서관-체육시설 연계사업은 공사 시설을 결합한 복합시민서비스다.

 우선 체육시설 이용 약자인 장애인과 가족을 위해 성남종합운동장 스포츠센터에 관련 프로그램을 무료 개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장애인의 보호자(인솔자) 등을 대상으로 문화강좌를 열어 대기시간을 활용하는 연계사업이다. 장애인이 생활체육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동안 보호자에게 전용 도서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 지역사회 공공도서관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이와함께 지역거점 도서관으로서 혁신을 위해 지난해와 올해 2차에 걸쳐 지역거점 도서관 토론회를 개최 한 바있다.

지난달에는 성남지역 113개소 모든 작은도서관의 관계자와 인터뷰를 실시, 이를 분석·공유해 사업에 반영시킨다는 계획이다.

 공사가 관리하는 문화체육공간을 융합해 4차 산업시대의 시민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나는 것이 목표다.

 윤 사장은 "4차 산업의 변화가 있는 시대에 공사는 문화의 옷을 입어야 한다고 본다"며 "시민의 지역문화 거점인 도서관 등 공사가 관리하는 시설들을 활용해 변화되는 모델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경영 혁신 바람 윤정수 사장은 누구?

 윤 사장은 다방면의 화려한 경력이 특징이다. ㈜유공(현 SK이노베이션) 과장 시절에는 부동산 개발을 맡아 최소 수만㎡에서 최대 수백만㎡에 달하는 공장과 저유소(유류저장소)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보안소프트웨어를 주력으로 하는 소프트포럼(전 한컴아이앤씨) 대표를 역임했고, 서울시 정보시스템담당관(4급)으로도 일했다.

 정부도 통합전산센터가 없던 시절, 서울시청 30여개 전산실을 통합해 서초동에 서울시데이터센터를 만든 장본인이다. 정보시스템 통합 유공으로 2005년 서울시장 표창을 받기도 했다.

또 서울시 프로젝트 관리 방법론을 구축하여 대한민국소프트웨어기술대상 수상을 주도했다.

 이후 줄기세포피부치료제 전문기업인 코아스템마케팅 대표이사를 거쳐 바이오줄기세포 화장품기업 에스미디아㈜를 창업, 운영했다.

 경력만큼 전공도 다양하다. 서울대 무역학과(경제학)를 졸업하고 뉴욕주립대 대학원에서 기술경영 석사를, 서울과학기술대 IT정책전문대학원에서 정책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자신이 속한 업무 연관성에 맞춰 공부하며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전문가다.

 도시개발-보안소프트웨어-전자정보관리-바이오산업으로 이어지는 그의 경력은 다양한 업무를 맡는 공사 대표에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윤 사장은 공사 운영에 대해 "시민의 마음을 얻지 못하는 지방공기업은 존속할 수 없다"며 "시민 참여와 소통을 통해 운영해 나갈 것이며, 이를 위해 소통채널 구축 등 시민 참여 경영체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성남=이강철 기자 iprokc@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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