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인가족 기준으로 일주일에 한 번 마트에서 장을 봐요. 카트를 반도 못 채우는데 항상 20만 원이 넘어요. 지난해와 비교하면 같은 품목을 사는 데 3만 원 이상은 더 지출되는 것 같습니다."

한숨을 쉬는 주부 박수영(43)씨의 카트에는 생수, 라면, 만두, 과자, 음료, 커피, 어묵, 즉석밥, 캔햄, 아이스크림 등이 담겨 있었다. 올해 들어 최근까지 가격이 오른 품목이다.

최근 유통·식품·외식 등 업계의 가장 큰 화두는 바로 가격 인상이다. 원재료 가격 상승과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인건비 부담을 내세워 전 업종에서 가격 인상이 이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처럼 물가 인상이 계속되면서 경기도내 소비자심리도 살아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한국은행 경기본부가 조사한 ‘2월 경기지역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 심리지수는 98.3으로 전월(98.2) 대비 0.1p 상승, 사실상 보합을 나타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100을 기준값으로 한 심리지표로 100보다 크면 낙관적임을,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지난해 10월(99.7)부터 이어진 비관세가 이달까지 이어진 셈이다.

가계 경제상황은 도통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세부 항목별로 살펴보면 가계 재정상황 인식을 나타내는 현재생활형편(92→93)이 전월 대비 1p 상승했으나 생활형편전망(93→92)은 1p 하락했다. 가계수입전망(99→97)은 봉급생활자(103→102)와 자영업자(94→85)의 동반 하락 영향으로 전월 대비 2p 떨어졌다.

그나마 앞으로의 기대감을 엿볼 수 있는 현재경기판단(68→72)은 전월 대비 4p, 향후경기전망(75→80)도 5p 상승하며 4개월 연속 상승구도를 보였다. 현재가계저축(92→95)은 전월 대비 3p 상승했고, 역지표인 현재가계부채(100→98)와 가계부채전망(97→96)이 하락하며 호전세를 보였다.

금리수준전망(124→122)의 경우 전월보다 2p 하락했다. 금리가 인상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자 수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취업기회전망(76→79)은 전월 대비 3p 상승했고, 물가수준전망(144→142)은 2p 하락했다. 주택가격전망(91→83)은 부동산 규제와 공급 증가 영향에 전월 대비 8p 하락, 전월보다 하락 폭을 더 키웠다.

한국은행 경기본부 관계자는 "이달 소비자심리지수가 소폭 상승했지만 지난해 10월 이후 5개월 연속 떨어져 기준점 100을 기준으로 볼 때는 낙관적이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김재학 기자 kj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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