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문화재단 신임 대표이사가 임기를 시작하자마자, ‘마이웨이 혁신’을 보여주고 있다.

최병국 재단 대표이사는 27일 본부장급(2급) 인사를 단행했다. A문화사업본부장은 기획경영본부장으로, B문화교육팀장은 문화사업본부장으로, C기획경영본부장은 한국근대문학관의 일반 직원으로 발령을 냈다. 취임 하루 만에 속전속결 인사를 진행한 것이다. 재단 안팎으로 비난이 나오고 있다.

재단 노동조합은 이날 성명을 통해 "소통 없는 인사를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조는 "최 대표이사는 지난 26일 열린 취임식에서 이사회를 통한 논의와 함께 노조와 직원들의 의견을 폭 넓게 수렴해 인사를 하겠다고 약속했다"며 "그러나 직원 앞에서 약속한 내용을 노조와 이사회를 통해 논의하지 않고 본인 스스로 어기는 행태를 보였다"고 비판했다. 또 "이번 인사는 노조가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해 온 회전문 인사의 작태"라며 "대표가 바뀌면 어김없이 다시 그 자리로 돌아오는 구태와 적폐의 반복"이라고 꼬집었다.

유세움(민·비례) 인천시의원은 "취임 하루 만에 업무 파악도 제대로 하지 못했을텐데, 인사를 하다니 무슨 자신감인지 모르겠다"며 "대표이사 선출과정에 있어 논란이 계속돼 대외적으로 신뢰를 구축해야 하는 상황에서 과연 앞으로 어떻게 재단을 이끌어 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박남춘 인천시장의 주문으로 만들어진 재단 혁신위원회도 우려를 나타냈다.

혁신위원회는 최 대표이사를 포함한 총 12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들은 오는 6월까지 재단의 독립성 강화와 조직·인사 개편, 문화사업의 새로운 방향성 제시 등을 담은 혁신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혁신안은 7월 공개토론회를 거친 뒤 8월 재단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될 예정이다.

혁신위원회 한 위원은 "혁신위원회가 마련할 혁신안에 조직과 인사 개편 내용이 들어가 있는데 취임하자마자 곧바로 인사를 한다는 것은 위원회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혁신안을 받아들일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최 대표이사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조현경 기자 cho@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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