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황교안 전 총리가 선출된 최고위원들과 손잡고 있다. 왼쪽부터 김광림, 김순례, 조경태, 황교안 대표, 정미경, 신보라(청년최고위원) 위원.  /연합뉴스
▲ 27일 오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황교안 전 총리가 선출된 최고위원들과 손잡고 있다. 왼쪽부터 김광림, 김순례, 조경태, 황교안 대표, 정미경, 신보라(청년최고위원) 위원.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의 새 지도부 선출이 27일 마무리 돼 오는 2022년 대선을 향한 한국당, 나아가 보수진영의 ‘대권 시계’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보수진영 잠룡으로 꾸준히 거론돼 온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제1야당 한국당의 사령탑에 올랐기 때문이다. 임기 2년의 황 대표가 내년 4월 총선을 진두지휘하는 것은 물론, 총선 공천까지 좌우한다. 이번 전당대회 기간 당내 친박(친박근혜)·비박(비박근혜) 등 계파를 불문하고 ‘대세론’에 올라탄 황 대표에게 줄을 선 양상이어서 당분간 황 대표로의 ‘힘 쏠림’은 이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황 대표의 대권 가도를 ‘탄탄대로’라고 속단할 수는 없다. 이번 전대를 계기로 한국당 대권경쟁 구도의 밑그림이 그려졌고, 이는 황 대표를 향한 견제를 시사한다. 즉 한국당 내 ‘잠룡들의 전쟁’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도 할 수 있다.

당장 당대표 경선에서는 고배를 마셨지만, 오랜 정치적 공백을 깨고 국민적 인지도를 입증하며 건재를 과시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대권을 겨냥해 비박계 결집에 나설 수 있다.

또한 대권 재도전을 시사한 홍준표 전 대표 역시 황 대표를 정조준해 활로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비상대책위원회를 이끌며 10%대에 불과했던 당 지지율을 30% 가까이 끌어 올린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도 몸풀기를 시작했다. 지난 25일 지지모임인 ‘징검다리 포럼’을 발족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와 함께 보수 대통합이 현실화해 현재 잠행 중인 유승민 바른미래당 전 공동대표와 원희룡 제주지사, 남경필 전 경기지사까지 경쟁에 합류한다면 보수진영 내 대권 구도는 더욱 복잡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내년 총선은 황 대표의 대권 도전 성패를 가늠하는 1차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전망이다.

다른 대권 주자들 입장에서도 내년 총선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구름판이 될 수 있다.

만약 황 대표가 별다른 공천 잡음 없이 내년 총선을 승리로 이끈다면 명실상부한 보수 대표 주자로 자리매김하며 순탄한 대권행보를 꿈꿀 수 있다.

하지만 당내 통합에 실패하고 총선에서도 패배하면 새로운 리더십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져 그의 대권을 향한 보폭은 좁아질 수밖에 없다. 역으로 다른 주자들에게는 기회가 되는 셈이다.

박태영 기자 pt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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