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28일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진행 중인 베트남 하노이에서 핵 담판 결렬 소식이 들려오자,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이날 오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단독회담 때까지만 해도 핵 담판 결실에 대한 기대가 컸던 터라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라는 반응이 많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핵 담판 결렬 직전 오후 2시 10분 정례 브리핑 때만 해도 2차 북미 정상회담 결과에 기대감을 내비쳤다. 김 대변인은 회담 종료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에어포스원 이륙 전후로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오늘 회담 결과에 따라 남북 간에 대화의 속도·깊이가 달라지겠지만 잠시 휴지기에 있었던 남북대화가 다시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이는 2차 북미회담 결과가 긍정적 방향으로 나올 것을 전제한 언급이었다. 하지만 이후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갔다. 김 대변인이 남북대화 본격화를 거론한 시각은 오후 2시 27분이었는데, 약 26분 만인 오후 2시 53분 언론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예정보다 2시간 앞당겨졌으며, 양 정상 간 오찬 및 서명식이 불투명하다는 속보가 연달아 나왔다. 현지에서의 상황 변화가 감지되면서 청와대 관계자들도 당황한 모습이었다. 청와대 관계자 일부는 전화를 아예 받지 않거나 받더라도 "사태를 파악해 보고 있다"며 짧게 답변했다.

오후 3시 25분께 양 정상이 업무 오찬과 서명식 없이 정상회담장을 떠났다는 속보가 나왔고, 오후 3시 38분 백악관이 ‘북미가 아무 합의에도 이르지 못했다’라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핵 담판 결렬이 공식화됐다.

당초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합의문 서명식을 TV 생중계로 노영민 비서실장 등 주요 참모들과 함께 지켜볼 예정이었지만 자연히 취소됐다.

청와대는 현재, 회담 결렬 배경과 상황 파악에 매달리면서 추후 대응책 마련에 집중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봉석 기자 kb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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