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이 살았다. 산천이 동하고 바다가 끓는다."

 3·1 운동을 이끌었던 유관순 열사가 옥중에서 불렀다는 노래 가사가 100년 만에 빛을 봤다. 옥중에서도 독립 의지를 담아 동료들과 함께 부른 노래로 8호실에 함께 갇혔던 심영식 지사가 생전에 흥얼거린 가사를 후손이 적어놓은 것이다. 세계만방에 한민족의 독립을 선언했던 1919년 3·1 운동이 일어난 지 100년이 지났다. 이제 지난 100년을 되돌아보고, 새로운 100년의 각오를 다져야 할 때다. 3·1 운동은 연 인원 100만 명이 참여한 민족적 사건으로 대한민국 임시정부 탄생을 낳았다. 자유롭고 민주적인 독립국가를 건설한다는 3·1 정신은 그해 4월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선포한 임시헌장에 그대로 반영돼 대한민국의 청사진이 됐다.

 뿐만 아니라 중국·베트남·필리핀·인도에도 깊은 영향을 끼쳤다. 중국에서 일어난 5·4 운동이 바로 그 사례다. 3·1 정신을 바탕으로 출범한 대한민국은 이제 세계 10위권의 무역 대국으로 우뚝 섰다. 반면 전쟁, 분단의 고통도 겪었다. 100년 전 전국 곳곳을 함께 누비던 국민들은 남과 북으로 갈라섰다. 3·1 운동의 완성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통일을 이룩해야 한다. 광복 후 처음이었던 1946년 3·1절 기념식조차 좌우가 각각 따로 치렀던 부끄러운 역사의 반복을 이제는 끝내야 한다. 한반도에 평화의 시대를 열어 남북, 지역, 이념으로 갈라진 분열과 갈등을 극복하고 통합을 이뤄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일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3·1절 100주년 기념식에서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한 ‘신한반도 체제’ 구상을 밝혔다. 한미공조, 북미대화 타결, 국제사회 지지를 바탕으로 한 항구적인 평화체제다. 한반도 평화경제 시대를 열기 위해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를 미국과 협의하고, 남북이 경제공동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했다. 한반도 평화경제는 북한 비핵화와 대북 제재 완화 및 해제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런 점에서 지난달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것은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우리 정부는 북미의 입장차를 좁히고 남북경협이 한반도 평화경제의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국민 모두가 기회를 갖고 꿈을 꿀 수 있는 나라를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평화 통일을 이룰 때 100년 전 시작된 3·1 운동의 오랜 장정이 완성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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