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여러 기관이나 각종 조직에서 인사를 단행하고 있다. 인사라는 것은 어떻게 해도 말이 많다고들 한다. 개인적으로는 50% 이상만 만족해도 아주 잘한 인사라고 평가하고 싶다. 사실 어떤 조직의 장 중에 누가 봐도 공평한 인사를 했다고 평가받을 사람들이 과연 몇 명이나 있을까? 조직의 장들은 나름 학연·지연·혈연 등을 중히 여기기에 인사에서 절대 자유로울 수 없다. 그래서 인사비리가 나오는 것이다.

 미국의 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의 인사 관련 일화를 들으면 아마도 어떤 인사가 파격적이고, 순기능적인 인사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가 대통령이 되기까지는 순탄치 않았다. 깡마르고 볼품없는 외모와 정규 교육을 잘 받지 못한 낮은 학력은 항상 정적들의 공격을 받았다. 특히 선거 당시 링컨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였던 에드윈 스탁턴은 링컨에 대한 가장 격렬한 정치적 공격을 펼치며 링컨의 평판을 떨어뜨리기 위한 온갖 노력을 기울였다. 스탁턴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링컨이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이 됐다.

 그런데 링컨이 내각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뜻밖의 일이 벌어졌다. 링컨은 육군 국방성 장관으로 스탁턴을 임명했다. 선거전에서 인신공격도 불사하며 링컨을 공격하던 스탁턴을 기억하는 다른 각료들은 링컨의 선택을 우려하며 만류했다. 링컨은 그들에게 단호하게 대답했다. "당신들만큼이나 스탁턴에 대해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나에 대해 비난한 것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그 사람만큼 적합한 사람은 없어서 임명을 하였습니다."

 링컨의 기대대로 스탁턴는 미 육군을 위한 수많은 업적을 쌓았다. 몇 년 뒤 링컨이 암살을 당했을 때 스탁턴은 말했다. "이때까지 만난 사람 중에 가장 위대한 사람이었다. 시대를 초월한 가장 위대한 대통령이 죽었으니 너무도 불행한 일이다."

 결국 현명한 인사는 나의 사람을 뽑는 것도 중요하지만 적재적소에 사람을 쓰는 현명함, 정적도 필요하다면 요직에 앉히는 공정함, 그리고 그 결정을 밀고 나가는 결단력 등이야말로 제대로 된 인사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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