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와 손권의 누이동생이 결혼을 했다. 처남, 매부지간이 된 둘이 강동에 있는 감로사 앞에서 강바람을 쐬며 우호를 다졌을 때 일이다. 그날 강에는 바람이 휘몰아치고 큰 파도가 마치 눈송이 날리듯이 흰 물결을 창공에 흩날려 일대 장관을 보였는데 돌연 작은 배 한 척이 그 사이를 뚫고 지나갔다. 유비가 이를 보면서 감탄했다. "남쪽 사람은 배를 잘 몰고 북쪽 사람은 말을 잘 탄다고 하더니 과연 그렇구려." 손권은 이 말을 듣자 ‘유비는 내가 말을 잘 못 타는 줄 아는구나’ 하는 심정이 되어 말을 가져오라 하고는 쏜살같이 산 아래로 날려 내려갔다가 채찍질을 가하며 순식간에 달려 올라와서 껄껄 웃더니 넌지시 우쭐댔다. "남쪽 사람은 배만 잘 타는 것이 아니지요." 이에 유비도 손권을 흉내내어 말을 몰아 산 아래로 내려갔다가 올라왔다. 마치 질세라. 이 언덕의 이름이 주마파(駐馬坡), 나중 둘 모두 황제가 되었다 해서 명소가 됐다. 남과 북의 장점은 분명 다르면서 같을 수 있고, 양쪽이 서로 협력하면 큰일을 이룰 수 있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문득 판문점의 남북 정상이 생각나는 요즈음의 한반도에 평화체제가 도래하기를 소망해 본다.

 <삼국지리더십 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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