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도권지역에 닷새째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 5일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거리 일대가 회색빛으로 물들어 뿌옇게 보이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 수도권지역에 닷새째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 5일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거리 일대가 회색빛으로 물들어 뿌옇게 보이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닷새째 인천을 뒤덮은 초미세먼지는 산업단지와 가깝고 항만시설의 영향이 큰 곳에서 수치가 치솟았다. 외부 영향이 작용해 바다가 가까울수록 먼지가 적고 분지 지형의 농도가 높게 나타난다는 공식은 성립되지 않았다.

인천시 통합대기환경지수에 따르면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 지난 1일부터 5일(오후 3시 기준)까지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최대 122㎍/㎥로 측정됐다. <관련 기사 2·3면>


닷새간 도시대기측정소 평균치로 볼 때 중구 신흥측정소가 120㎍/㎥로 가장 높았다. 이어 남동구 고잔 116㎍/㎥, 미추홀구 숭의 109㎍/㎥, 연수구 송도·동구 송림 각 108㎍/㎥ 순이었다. 이번 초미세먼지는 국외 요인이 큰 것으로 분석되는 만큼 중구·연수구·동구·미추홀구 등 서쪽 지역에서 농도가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보다 서쪽에 위치한 중구 영종 운서동이나 강화 송해측정소는 85㎍/㎥, 90㎍/㎥로 측정돼 상대적으로 낮았다. 인천 내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이 국외 요인뿐만 아니라 주변 영향에 따라 달라지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신흥동과 숭의동은 항만시설과 이를 오가는 화물차량이 초미세먼지 농도에 영향을 미치는 지역이다. 인천보건환경연구원이 숭의동의 대기오염물질 오염원을 분석해 보니 2차 생성물질인 질산염·황산염 28.9%, 선박 배출원 21.5%, 자동차(디젤) 18.6%였다.

산업단지 또한 초미세먼지가 높은 지역과 겹친다. 4일 149㎍/㎥로 인천에서 가장 농도가 높았던 남동구 고잔측정소는 남동인더스파크(남동산단) 내에 있다. 5일간 평균치도 116㎍/㎥로 보다 서쪽에 위치한 연수구 송도나 동춘측정소보다 높았다. 남동인더스파크는 7천여 개의 입주기업 중 배출업체가 1천437개로 지역 산단 중 규모가 가장 크다. 인천기계산단이나 지방산단과 가까운 동구 송림동도 초미세먼지의 영향이 컸다.

바다와 가까운 곳에서도 초미세먼지 농도가 짙었다. 해풍과 육풍이 번갈아 불면서 초미세먼지가 해소되는 효과는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송도측정소에서는 2일 초미세먼지가 104㎍/㎥로 측정된 뒤 4일 역시 141㎍/㎥로 높았다. 송도는 매립지 위에 고층 건물이 밀집해 해무가 발생하고 대기순환이 원활치 못한 특성이 있다.

분지 지형으로 대기 흐름이 정체되기 쉬운 부평의 경우 이번 비상저감조치 기간 농도가 평균 96㎍/㎥로 비교적 영향을 덜 받았다.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는 유입된 국외 미세먼지에 대기 정체로 국내 미세먼지가 더해져 매우 ‘나쁨’ 수준의 농도가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했다. 수도권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는 6일에도 이어져 사상 처음으로 엿새 연속 발령을 기록했다.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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