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 전설 속의 유니콘처럼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유니콘기업 육성이 미래 신산업의 주요 지표로 떠오르고 있다.

 유니콘기업이란 창업 이후 빠른 시일 안에 기업가치 1조 원을 넘어선 스타트업을 말한다.

 미국의 시장분석기관 ‘CB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글로벌 유니콘기업 수는 총 311개이며 이 중 미국이 151개, 중국이 85개로 전체의 7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은 단 6개 사로, 세계시장에서의 비중은 2% 이하로 미미하며 증가 속도도 뒤처진 편이다.

 중소기업진흥공단(중진공)이 국내 중소 벤처기업을 세계적인 유니콘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중진공은 창업, 수출마케팅뿐만 아니라 투융자복합금융 등 자금, 인력 등 다양한 지원을 통해 국내 중소 벤처기업을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유니콘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뛰고 있다.

 중진공의 이러한 정책 지원을 통해 글로벌 유니콘기업으로 발돋움을 준비하고 있는 경기도내 기업의 사례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14-2.jpg
▲ 피닉슨컨트롤스(주) 전경.
# 설립 4년 만에 매출 100억 원 달성…전기자동차 배터리 검사 전문기업 피닉슨컨트롤스㈜

 화성시 동탄에 위치한 피닉슨컨트롤스㈜는 배터리(이차전지) 성능분석기, 배터리 모듈 및 팩 양산 시험기, 전기자동차용 배터리의 대용량 전력변환장치 등을 전문 개발·생산하는 기업이다.

 자동차 전자제어로 시작해 IT와 전력 융합의 결정체인 자율주행차 개발 등 전기전자, 자동화기기 개발에 20년간 몸담았던 피닉슨컨트롤스 라기술 대표는 기계들이 전자화되는 과정을 지켜보며 앞으로는 모터가 하는 일을 모두 전기가 하게 되는 날이 올 것으로 예측, 배터리시장이 커지면 당연히 안전성과 신뢰성, 정밀도 등을 검사하는 장비 수요도 많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2014년 창업을 결심했다.

 전기전자와 제어, 자동화기술에 정통한 연구원 출신 대표이사가 만든 회사다 보니 관련 기술과 노하우가 어느 기업에 뒤지지 않았다. 때문에 LG화학, 삼성SDI 등 굵직굵직한 배터리 제조사 및 자율주행차 제조사의 협력업체로 등록하며 창업 5년 만에 업계에서 입지를 확고히 다졌다.

 설립 초기 3년은 연구개발에 주력해 휴대전화, 노트북, 전동공구 등 소형 IT기기의 배터리 성능 및 수명, 용량을 측정하는 기기를 개발, 고객사에 납품하면서 설립 첫해에는 6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설립 3년 차인 2017년에는 거의 10배에 가까운 5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배터리의 수요가 점점 늘어난 탓도 있지만 2016년부터 배터리시장의 주도권이 전기차로 넘어가며 중대형 배터리가 강세를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배터리가 커질수록 안전성·신뢰성 검사가 중요해 배터리 검사장비가 더욱더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급기야 2018년 매출 100억 원을 달성하며 전년 대비 두 배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14.jpg
▲ 피닉슨컨트롤스(주) 현장.
 라기술 대표가 밝힌 성공 비결 중 하나는 중진공의 성장공유형 자금 지원이었다. 중소기업 경영자에게 회사를 운영함에 있어 가장 큰 애로사항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십중팔구 부족한 자금과 인력 채용 문제일 것이다. 라 대표 역시 창업 후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자금 운용과 전문 기술인력 채용에 관한 것이었다.

 라 대표는 "우리가 개발하는 제품이 주문형 장비이다 보니 자금 회수기간이 타 업종 대비 상당히 길다는 특성이 있다. 제품 개발에 돈은 들어가는데 회수가 늦어지니 자금 압박으로 이어져 회사 운영에 큰 어려움을 입게 된다"고 말했다.

 라 대표는 자금 압박을 다소나마 해소하기 위해 여러 가지 정부 지원사업을 살펴보던 중 중진공의 성장공유형 자금에 대해 알게 됐다. 기술성과 미래 성장가치는 있는데 자금력이 부족한 우수 중소기업에 자금을 지원해 준다니 회사에 딱 맞는 지원정책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차별화된 기술력을 인정받아 성장공유형 자금 대상자로 선정될 수 있었다.

# 중소기업에 생명수와 같은 중진공 성장자금

 성장공유형 자금은 중소기업이 발행한 전환사채(CB)를 중진공이 인수하는 방식의 자금 지원사업이다. 중진공은 대출기간 중 지원한 기업의 상장(IPO) 가능성이 있을 경우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해 중소기업의 부채 감소 및 자본 증가 등 재무구조 개선을 돕게 된다.

 중진공의 맞춤 지원정책 덕분에 자금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이 회사는 성장공유형 자금이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연구개발 투자가 기술력 향상으로, 회사의 인지도 향상으로, 또 인력 수급 개선으로까지 이어졌다. 창업 당시 2명이었던 직원이 현재 80여 명으로 늘어 2018년에는 인재육성형 중소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자금 문제가 해소되니 창업 당시의 초심으로 돌아가 온전히 연구개발에 집중할 수 있어 더 좋은 제품을 개발할 수 있었다.

 또한 중진공의 내일채움공제에 가입하면서 우수 인력의 이탈도 막을 수 있었다. 연구개발이 중심이 되는 기업이다 보니 핵심 인력의 이탈은 회사에 치명타를 가져온다. 내일채움공제는 중소 벤처기업 근로자의 장기 근속 유도를 통한 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하는 사업으로 중소 벤처기업과 핵심 인력이 공동으로 기금의 일정 비율을 적립하게 되는데, 근로자는 만기 5년 재직 후 본인납입금 대비 3배 이상인 2천만 원 이상을 수령할 수 있고, 기업은 납입금에 대한 비용을 감면받을 수 있어 근로자와 기업 모두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

14-1.jpg
주상식 중소기업진흥공단 본부장이 피닉슨컨트롤스(주)를 찾아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6월부터는 청년재직자 내일채움공제가 도입돼 만 34세 미만의 청년에게는 정부가 기금을 공동 적립해 청년이 5년간 720만 원을 납부하면 만기 재직 후 3천만 원 이상의 목돈을 수령할 수 있어 중소 벤처기업에 재직하는 청년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러한 중진공의 다양한 지원을 통해 피닉슨컨트롤스는 수출에도 성공해 지난해 12월 300만 달러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앞으로 수출 비중을 더 늘릴 계획으로, 유럽의 전기차 배터리시장을 겨낭해 지난해 8월 폴란드 현지 법인을 설립했고, 올해 매출은 300억 원을 바라보고 있다.

 라기술 대표는 "중진공을 만나기 전까지는 ‘중소기업 경영은 외로운 싸움이구나’라는 감정을 느꼈다"며 "중진공의 자금 지원 이후 성취감과 경영에 큰 보람을 느끼며, 중소기업의 진정한 후원자이자 든든한 지원자가 생긴 것 같다"고 강조했다.

# 주상식 중진공 경기지역본부장 인터뷰 

 "피닉슨컨트롤스㈜와 같은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도내 중소 벤처기업이 글로벌 유니콘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정책자금, 수출마케팅, 인력 등 다양한 정책사업들을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14-3.jpg
 주상식 중소기업진흥공단 경기지역 본부장은 "중진공은 성장공유형 대출을 통해 민간투자시장에서 소외된 영역을 적극 지원하고 있으며, 2009년부터 248개 기업, 6천310억 원의 후속 투자를 유치하는 성과를 이끌어 내는 등 정책금융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올해부터는 혁신성장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기존 융자 방식에서 투자 중심의 기업성장 생태계 조성을 지원하기 위한 ‘스케일업 금융’을 신규 도입, 우수 기술을 보유한 도내 기업을 대상으로 후순위채권 인수 방식의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으로 이뤄진다"고 덧붙였다.

 이어 "창업기업들이 발행한 회사채를 중진공이 인수하고 신용 강화를 통해 가치를 키운 이후 우량 등급의 유동화증권(ABS)으로 전환해 시장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혁신성장을 위한 대규모 자금 조달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소 벤처기업의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전 세계 14개국 22개소 300여 개 실의 수출인큐베이터를 운영, 해외 주요 교역거점에 저렴한 비용으로 사무공간을 제공하고 마케팅, 법률, 회계 등의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으며, 올해부터 미국 시애틀, 베이징(北京) 중관춘(中關村) 등 세계적인 혁신거점에 ‘글로벌혁신성장센터’를 신설해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 본부장은 마지막으로 "중진공은 올해부터 전국 17개 청년창업사관학교를 통해 창업벤처와 스타트업 1천여 개를 지원해 17개 지역에서 1개 이상 유니콘기업을 육성한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청년창업자를 적극 지원한다"며 "이러한 중진공의 지원이 결실을 맺어 우리나라도 수출과 일자리를 대규모로 창출하고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전설적인 유니콘기업이 많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재학 기자 kjh@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