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사상 최악의 초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스포츠계도 대책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실외 스포츠 경기를 강행할 경우 선수와 관중이 장시간 초미세먼지에 노출돼 건강 악화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이미 지난해 초미세먼지 ‘경보’ 상황이 지속되면 경기감독관이 경기를 취소 또는 연기할 수 있는 규정을 마련했다. 연맹은 6일 K리그1 12개 구단과 K리그2 10개 구단에 공문을 보내 이러한 내용을 환기시켰다. 연맹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경기 취소로 구단 관계자와 관중의 혼란을 막는 차원에서 규정 내용을 다시 한 번 전달했다. 구단은 입장권 환불 등 취소에 따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달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를 앞둔 대한축구협회도 걱정거리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볼리비아(22일 오후 8시 울산문수경기장), 콜롬비아(26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와 평가전을 치를 예정이어서 초미세먼지가 심각한 경우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국제축구연맹(FIFA) 주최 대회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는 초미세먼지에 따른 별도의 경기 취소 규정이 없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 축구협회는 A매치가 열리는 시간 초미세먼지가 최악의 상황인 경우에는 ‘A매치 자체를 취소할 수 있다’는 내부 입장을 정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A매치는 다른 나라와 친선경기여서 국내를 찾은 외국 팀과 경기를 연기하기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면서도 "경기감독관이 판단했을 때 초미세먼지가 경보 발령 수준을 넘어 지속될 경우 A매치 자체를 취소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협회는 ‘초미세먼지 150㎍/㎥ 이상과 미세먼지 300㎍/㎥ 이상이 2시간 이상 지속할 때’ 발령되는 경보 수준을 넘어서면 경기감독관이 취소 여부를 판단하도록 할 방침이다.

협회는 아울러 주말 리그를 치르는 초·중·고교와 대학에도 미세먼지·초미세먼지 기승 때 대책을 마련했다. 초등부의 경우 농도 150㎍/㎥가 2시간 이상 지속할 때의 ‘주의보 단계’에 의무적으로 경기를 취소하고, 중고등·대학 등 산하 연맹들의 경우 미세먼지 농도 300㎍/㎥가 2시간 연속돼 ‘경보’가 발령되면 연기하도록 했다.

프로야구는 미세먼지에 관한 규정을 강화해 12일 시작하는 시범경기부터 적용한다. KBO는 초미세먼지(PM2.5)가 150㎍/㎥ 또는 미세먼지(PM10) 300㎍/㎥가 2시간 이상 지속할 것으로 예상할 때 KBO 경기운영위원이 지역 기상대에 확인 후 경기를 취소한다. 또한 KBO는 곧 10개 구단에 각 7만5천 개의 마스크를 제공해 관중들의 불편함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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