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학교도서관 내 사서교사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초·중·고·특수학교 517곳 중 학교도서관 전담인력이 배치된 곳은 262곳으로 절반에 불과했다. 학교도서관진흥법에 따라 모든 학교도서관에는 사서교사나 사서 등 학교도서관 전문인력을 1명 이상 의무적으로 배치해야 하나 지난해 208명에서 겨우 54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나머지는 학교도서관 전담인력이 아예 없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교육부로부터의 교사 정원 확보가 어렵고 인건비 부족 문제로 학교도서관에 전담인력을 배치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법적·제도적 장치가 미흡한 데다, 사서교사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학교도서관만 있고 전문 인력은 없는 부조리한 현상이 일상화되고 있다. 사서교사 정원을 확보하지 못한 탓에 학교도서관 업무를 일반 교사에게 떠맡기는가 하면, 학부모 명예사서를 운영하는 학교도 있다. 시교육청은 올해 학부모 명예사서 운영 지원비로 3억 원의 예산을 세웠다. 그러나 전담이 아닌 명예사서는 사실 학생들에게 전문적인 독서교육을 하기에는 역부족이어서 책 대출·반납 및 정리 등의 업무에 한정돼 있는 실정이다.

 학교도서관은 단순히 책을 읽거나 자기주도학습을 하는 공간이란 과거의 개념을 넘어 다양한 정보를 찾고 진로개척을 하고, 또 토론과 융합수업의 공간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더불어 사서교사의 역할도 커졌다. 사서교사는 교육과정 분석을 통해 각 교과에 필요한 자료들을 선정하고, 교사들과 학생들이 잘 이용할 수 있도록 논문이나 학술기사, 통계자료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교육전문 정보 제공자이며, 아울러 학생들이 적절한 자료를 선택하고 또 잘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교육과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교육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럼에도 사서교사는 단순히 도서 대출·반납 업무만 하는 것처럼 인식돼 학교 배치 등에서 차별을 받고 있다. 사서교사에 대한 시선이 이러하니 배치율이 낮았던 것 또한 사실이다.

 이제는 사서교사의 위상을 재정립하고 학교도서관이 제 역할을 해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교육부는 사서교사 배치를 통한 학교도서관 정상화를 위해 사서교사의 정원 증원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주기 바란다. 아울러 사서교사에 대한 배치·평가 등 처우상 문제도 해결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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